(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교수·대학생에 이어 일부 고등학생도 윤석열 대통령의 12·3 계엄 선포를 두고 "즉각 하야하라"며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10일 서울 여의도고 전교회장 최제이 학생을 비롯한 학생 4명은 윤 대통령을 향해 "법치주의와 입헌주의의 가치를 유린한 대통령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근간은 무너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학생들은 "대통령은 국민이 주권을 행사해 선출한 국회의원의 권리행사를 불법적으로 제한하려 시도했다"며 "이는 선대가 피와 땀으로 이룩한 대한민국의 숭고한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입법부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위헌 행위를 자행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계엄사의 포고령은 헌법에 명시·보장된 정치적 결사, 집회·시위의 자유뿐 아니라 언론과 출판의 자유까지 심각히 제한했다"며 "의료인에게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처단한다'는 조항은 국민의 신체의 자유, 적법절차의 원칙에 위배되며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 위헌적인 포고령"이라고 직격했다.
학생들은 윤 대통령이 민주주의와 청소년을 우롱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번 비상계엄은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등으로 전 국민의 투쟁과 희생으로 일궈낸 민주주의 정신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반헌법적 행위"라며 "청소년들이 이끌어 갈 대한민국의 국가 존립을 위태롭게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12·3 사태를 일으킨 모든 주범 및 동조자들은 법의 공정하고 준엄한 판결을 추인하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이 초래한 사회적 혼란에 대해 책임지고, 국민의 뜻을 받아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의 모교 충암고 학생회도 계엄 선포에 대해 입장을 내놨다. 학생회는 "정부의 비상계엄은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린 잘못된 행위였다"며 "12·3 사태로 인한 시민의 분노는 충암고 학생회 또한 백번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의 모교인 서울 명일동 명일여자고등학교에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규탄하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었다. 김 여사는
1991
년 2월 명일여고를 졸업했다.
해당 대자보의 제목은 '부끄럽지 않은 학교를 소망합니다'로 "김건희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안녕하지 못합니다"라는 문구로 시작한다.
대자보는 "택시를 탈 때, 학교에서 행사를 나갈 때 우리는 기어가는 목소리로 '명일'의 이름을 말합니다"라며 "당신께서 '명일'의 흔적을 지우려 하실수록, 국정에 관여하실수록, 대통령의 계엄에도 이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으실수록, 온갖 뇌물을 받으실수록 우리는 더욱 '명일'을 부끄럽게 여길 것입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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