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인사청문회 첫날 "불법 없었다 송구하다 답변 어렵다"(종합2보)

비상장주식 신고 누락 등 일부 지적엔 "송구하다"
사퇴요구에 "답 어려워"…李수사 지적엔 "檢수사권 상당 통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9.1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9.1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박승주 김근욱 이밝음 김기성 기자 =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첫날은 재산신고 누락과 성범죄 감형 판결, 일명 '아빠 찬스' 의혹에 질문이 집중됐다.

이 후보자는 자녀 특혜와 재산 관련 의혹에 "불법은 없었다"고 적극 해명했다. 반면 자녀 해외계좌 미신고, 비상장주식 재산신고 누락 등 일부 지적에는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특히 이 후보자가 법관 시절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판결을 했다는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는 "국민 눈높이에 다소 어긋날지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내린 결론이었다"고 반박했다.

'사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등 현안과 관련된 질의에 대해서는 "답변이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3.9.1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3.9.1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아들 김앤장 '아빠찬스' 의혹엔 "사실 아냐"…사퇴 요구엔 즉답 피해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미국 유학 중인 장녀에게 생활자금을 증여하면서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후보자는 "장녀가 미국에서 음악공부 할 때 계좌로 교육비와 생활비를 보냈다"며 "딸이 첼리스트라 해외 연주여행 다니는 데 비행기값이 많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녀의 해외계좌를 재산신고에서 누락했다는 것에는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김승남 민주당 의원은 "송금했다면 생활비로 쓰여야 하는데 자꾸 자녀 예금이 늘어나 편법 증여가 의심된다"며 "생활비면 예금이 늘어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미국에서 생활하는 사람에게 연간 5만달러 범위에서 송금하는 것은 세법상 문제가 없다고 알았다"며 "과세 대상은 아니지만 부과 대상이 맞다고 한다면 당연히 세금을 내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아들의 김앤장 인턴 특혜 의혹도 부인했다. 아들 이모씨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과에 재학 중이던 2009년 7월 김앤장에서 인턴으로 활동했는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이 아닌 이씨가 인턴에 뽑힌 것을 두고 논란이 됐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김앤장은 로스쿨생도 인턴하기 어려운 곳인데 학부생인 아들이 김앤장에 들어간 것은 결국 아빠찬스를 이용한 것"이라고 따져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제 아들은 저와 관련해서 김앤장에 들어간 게 아니라 독자적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게(아빠찬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가 1987년 12월 처가와 함께 부산 동래구 명장동의 땅을 구입한 것은 농지법 위반이라는 지적에도 "농지법 위반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처가 소유 회사의 비상장주식을 재산신고에서 누락한 것은 재차 사과했다. 이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 두 자녀가 처남 소유 회사 주식 약 10억원을 보유한 사실을 재산신고에서 누락했다. 2020년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개정으로 비상장주식 평가 방식이 액면가에서 실거래가로 바뀐 사실을 몰랐다는 입장이다.

김회재 민주당 의원이 관련 의혹을 지적하자 이 후보자는 "대단히 송구스럽고 저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며 "처음에는 재산등록 대상이 아니었고 처가쪽 재산 분배 문제라서 저는 거의 인식하지 않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 후보자 가족은 처남이 운영하는 회사인 옥산으로부터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각각 세후 634만5000원씩, 총 1억2690만원의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이 금액에 대해선 밝히진 않았다.

다만 재산신고 누락을 지적하며 사퇴 의사를 묻는 박 의원의 말에는 "제가 답변하기는 조금 어렵다"고 답했다. 거듭된 물음에도 "사실대로 답했는데 아무튼 죄송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권성동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전달하고 있다. 2023.9.1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권성동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전달하고 있다. 2023.9.1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12살 성폭행 20대 징역 10→7년 감형…"신중하게 결론"

법관 시절 성폭력 사건에서 수차례 감형 판결을 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후보자는 2020년 12살 아동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의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또 17세 딸에게 유사성행위를 한 피고인의 항소심에서는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항소심 재판부 시절 성범죄 판결 85건을 분석하니 감형이 41%로 나타났다"며 "반성한다는 점, 초범이라는 점, 합의했다는 점 등을 양형요소로 고려했는데 대법원장 자격에 의구심을 갖게 하는 지점"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후보자는 "신중하게 결론을 내려고 노력했고 부끄럼 없는 재판을 했지만 국민 눈높이에 다소 맞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 후보자는 "그간 판결한 사건을 보면 형량을 중형으로 올린 건도 여러 건 있다"고 부연했다.

김회재 의원은 "가정폭력을 일삼은 남편이 아내 배를 발로 밟아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는데 이 후보자는 2심에서 징역 7년으로 감형했다"며 "아내가 건강이 안 좋은 줄 몰랐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해당 피고인은 살인죄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를 인정받았는데 2심에서 심리한 결과 살인 혐의를 입증하지 못하고 상해치사로 인정돼 감형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2023.9.1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2023.9.1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재명 정치보복 주장엔 "답 어려워"…20일엔 증인·참고인 신문

현안에는 대체로 말을 아꼈다. 김승남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단식하다가 병원으로 이송된 날 검찰이 이 대표의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을 언급하면서 "대선 이후 1년6개월 동안 야당 대표를 6번 조사하는 것은 정치보복"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정치가 타협의 미학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 같은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정치보복인지 아닌지는 제가 정확하게 알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정보가 없어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상황을 양해해 달라"고 했다.

다만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지나치다는 김회재 의원의 지적에는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나름대로 검찰의 수사권에 대해 상당한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며 "영장이 청구되는 것 중에는 기각되는 것도 있고 발부되는 것도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의 청문회는 20일까지 진행되며 증인과 참고인 신문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 후보자의 처남 등이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

대법원장 임명을 위해서는 국회 표결 절차를 거쳐야 하며 국회의원 과반의 출석과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기는 오는 24일까지다.

par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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