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최근 잇따른 지반침하 사고가 발생하는 가운데 무안국제공항도 지반침하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항 인근 고속철도 공사로 인해 땅이 내려앉고, 시설물 곳곳에 균열이 발생했다.
1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공항공사는 지난달 31일 무안공항 지반침하 현장에 대한 합동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점검대상은 이동지역과 관리지역의 지반침하 발생구간 및 담장, 지하구 등 시설물 균열 발생부위를 세부점검하고, 조치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지반 침하로 균열 또는 변형이 발생한 시설물은 △계류장 조명탑 보호대 기초 △여객청사 및 GSE 도로 경계면 △탑승교 기초 주변 △여객청사 측면 △1번 탑승교 담장 △1번 탑승교 및 여객청사 측면 바닥 등이다.
공항공사는 호남고속철도 2단계(고막원~목포) 제4공구 건설공사 환기구 및 통합 수직구 구축(정거장 터널 등)에 따른 지속적인 발파 충격(진동)과 지하수위 변경 등으로 인해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무안공항 지반침하 현상은 꽤 오래 전 감지된 것으로 파악된다.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공항공사는 지난해 10월 고속철도 공사 발주처인 국가철도공단에 안전점검을 요청했다. 이후로도 전문가들과 현장 점검을 진행했다는 게 공항공사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지반침하와 균열이 가속화하자 공항공사는 철도공단에 시설물 보수 조치이행 및 지반침하 관련 대책수립을 촉구하는 공문을 재차 보냈다.
공문에는 "환기구#3 주변(무안공항 화물터미널 인근) 지반 및 담장, 지하구 등 시설물의 침하·균열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해 이와 관련한 시설물 보수 조치이행 및 지반침하 관련 대책수립을 요청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제는 지반 침하가 발생한 지 1년이 훌쩍 지났는데도 철도공단이 여전히 대책을 수립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공사에서는 균열이 발생한 즉시 공단에 안전점검 등을 요청했고 전문가와 현장점검 및 회의를 진행하는 등 시설물 안전 확보를 위해 노력해 왔다"며 "공단에 적극적으로 (안전점검과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공항이 폐쇄된 상태인 만큼 조속히 공사를 중단하고 지반침하에 따른 보수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안공항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훼손된 시설물 보수를 위해 7월까지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공항의 경우 비행기가 빠른 속도로 이착륙을 하기 때문에 균열이 있다면 더 빠르게 진행이 될 것"이라며 "매립을 했던 곳이라 지반침하가 가속화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아직 피해가 크지 않은 만큼 서둘러 지반침하에 따른 보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종군 의원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직결된 공항시설에서 지반침하로 인한 구조물 균열이 발생한 것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라며 "철도공단과 공항공사는 사고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철저한 점검과 신속한 보수·보강 조치를 통해 더 이상의 피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반침하의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고, 무안공항 내 모든 손상 부위에 대한 완전한 보수·보강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인근 고속철도 공사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며 "안전보다 시급한 공정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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