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 지정됐던 19일 오후부터 아파트 매매 문의전화가 전날보다 2배 이상 많이 온 거 같습니다."(서울 마포구 래미안푸르지오 인근 공인중개사)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서울시가 강남, 서초, 송파 강남 3구와 용산구 전역의 아파트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6개월간 확대 지정하면서 이들 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이 진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주택구매 수요가 서울 시내 다른 자치구로 이동해 가격이 상승하는 '풍선효과' 조짐이 감지된다.
서울 마포구 대장 아파트로 불리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 인근 A 공인중개사 사무소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이후 매매를 문의하는 전화가 평소보다 많이 왔다고 밝혔다.
A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확대 지정 당일인 19일 오후 전화가 전날에 비해 2배 이상 많이 왔다"며 "대부분 매매 문의였는데 전세를 끼고 집을 구매하는 갭투자와 관련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문의 후 주말에 직접 집을 보러 오겠다는 사람들도 평소 2~3팀에 비해 이번 주 5팀 이상으로 늘었다"며 "지난달 강남구, 송파구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부터 가격이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마래푸 단지에서 가장 작은 규모인 전용 59㎡ 11층의 1월 신고가는 16억 9500만 원에 거래됐다. 이후 2월, 3월에도 16억 3000만~16억 7000만 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전용 84㎡는 이달 9일 12층에서 신고가 21억 원에 거래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규제의 풍선효과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강남 3구에 갭투자 등 매수 의지가 있던 수요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에서 제외된 곳을 알아봤을 것"이라며 "마포나 동작, 서대문 등의 아파트로 일부 수요가 이동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현재 시장에서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커지고 있고, 향후 있을지 모르는 추가 규제 전에 좋은 곳의 주택을 마련하는 수요가 있어 풍선효과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지역에서 대장 아파트 가격이 오르게 되면 주변에서도 키 맞추기 수요가 발생해 가격 상승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정부도 부동산 과열양상이 보이면 추가 규제를 시사한 만큼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함 랩장은 "서울시와 정부가 유례없이 40만 가구에 달하는 아파트를 한 번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강한 수요 억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6개월 뒤 재지정 가능성이 있고, 7월부터 시행 예정인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도 있어 관망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