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칸 배터리 넣은 분" 뒷좌석 선반서 불꽃…에어부산 화재 원인은

지난해 아시아나 항공기서 보조배터리 화재 사고
국토부·사조위 "사고 원인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조사"

28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에서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28일 오후 10시26분 김해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승객 169명과 승무원 7명 등 총 탑승객 176명은 비상 슬라이드로 탈출했으며 화재는 진압됐다. 2025.1.29/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28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에서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28일 오후 10시26분 김해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승객 169명과 승무원 7명 등 총 탑승객 176명은 비상 슬라이드로 탈출했으며 화재는 진압됐다. 2025.1.29/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부산=뉴스1) 황보준엽 조아서 기자 =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BX391편 화재와 관련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사고 원인으로 보조배터리 등 수화물에서 불이 났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불은 전날 오후 10시 26분쯤 항공기 후미(꼬리) 내부에서 시작됐다. 화재 당시 에어부산 BX391편에 탑승해 이륙을 준비 중이던 승무원은 기내 뒤편 주방에서 대기 중 닫혀있던 오버헤드빈(머리 위 선반) 내부에서 연기와 불꽃이 나는 것을 목격해 관제탑에 상황을 보고했다.

뒷좌석 승객들 역시 짐칸(선반)에서 불이 시작됐다고 증언했다.

28열에 앉았던 한 승객은 "갑자기 탄 냄새가 나서 뒤를 보니 불길이 강하게 솟았다"며"33~34열 머리 위 짐칸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승객은 "불을 본 승무원이 '누가 짐칸에 배터리 넣으신 분'이라고 물어보더니 차량용 소화기를 가져오더라"며 "사람들이 소리 지르고 다급한 상황에서도 별도의 기내 대피 명령은 없었고 문도 열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항공기 문제라기 보다는 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화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장형삼 한국항공대 비행교육원 비행교수는 "후미에 APU(보조동력장치)가 있지만 해당 장치나 전기 배선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 흔한 일도 아니다"라며 "선반에서 연기가 발생했다는 증언 등을 종합해 보면 승객 짐이 문제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리튬 배터리로 인한 화재 사고는 종종 있었다. 지난해 4월 김포발 제주행 아시아나항공 OZ8913편 여객기 기내 수하물 보관함에 있던 보조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또 지난해 7월 태국 방콕 수완나품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도착 예정이던 이스타항공 ZE512편에서 승객이 소지한 보조배터리에서 화재가 일어났다. 당시 연기를 목격한 승무원이 물을 부어 진압했고,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 160Wh 이하의 보조 배터리는 기내 휴대는 할 수 있지만 위탁수화물은 불가능하다. 160wh를 초과할 경우 반입 자체가 불가하다.

소방은 현재 선반 내부에 있던 짐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국토부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 등과 30일 오전 10시 합동감식을 실시할 예정이다.

국토부·사조위 관계자는 "경찰·소방 등과 협의해 사고 원인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철저히 조사한다는 방침"이라며 "조사 과정에서 시급히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조사 결과 전이라도 먼저 개선 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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