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심언기 임세원 기자 = 산불 재난의 불똥이 여야의 예비비 정쟁으로 옮겨붙었다. 여야는 28일 피해지역 및 이재민 지원 등을 위한 재난 예비비 규모를 두고 진흙탕 공방을 벌였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갖고 재난·재해 대응에 사용할 목적예비비 1조 6000억 원 중 실제 가용할 수 있는 재원은 4000억 원 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정책위의장은 지난해 본회의를 통과한 예산 총칙에 따라 목적예비비 중 1조 2000억 원 가량은 고등학교 무상교육과 5세 무상교육 사업 경비로 사용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예산 총칙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 시 목적예비비를 고교 무상교육 사업 경비와 5세 무상교육 추진을 위한 보육료 지원 사업 경비에 사용하도록 했다. 5세 무상교육 경비가 2680억 9000만 원으로 책정됐는데 고교 무상교육 경비까지 합치면 1조 2000억 원이라는 게 국민의힘 설명이다.
기획재정위원장인 같은 당 송언석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각 부처 재해·재난 대책비 중 가용 가능한 예산은 2000억 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같은 예비비 부족이 지난해 야당이 밀어붙인 감액 예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야당의 '예산 폭거'로 대형 산불 재난에 대응할 여력이 사라졌다며 책임론을 부각시키고 있다.
민주당은 이를 정면 반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의 한 요인으로 예비비를 의심한다고 밝히며 '내란 동조'라는 날선 반응까지 내놨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윤 대통령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최상목 당시 경제부총리에게 계엄 관련 문건을 건넸는데, 이 문건의 첫 항목이 '예비비를 충분히 하여 보고할 것'이었다"며 "예비비 확보 주장이 내란에 소요되는 예산을 확보하려는 것이란 합리적 의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그 뒤에 줄곧 국민의힘이 예비비 복원 증액을 주장하는 것은 바로 윤 대통령의 입장과 같다"며 "내란을 위한 예산 확보를 뒷받침하고 '국회가 예산을 삭감했기 때문에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라는 윤 대통령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주장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표는 "현재 산불 대책에 사용할 수 있는 국가 예비비는 총 4조 8700억 원"이라며 "엄청난 예산을 남겨놓고 쓰지도 않으면서 예산이 부족하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나"라고 쏘아붙였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인 허영 의원도 "세 무상 교육은 이미 목적예비비 예산으로 규정이 돼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집행을 안 했다"라며 "얼마든지 국가 재난 사태가 있을 경우 다른 목적으로 (목적예비비를) 사용할 수 있다. 정부가 집행하기 나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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