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을 향해 '몸조심하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여권의 비판이 거세다.
이 대표는 19일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고 있는 최 권한대행을 겨냥해 "단순한 법률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헌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라며 "(최 대행은) 직무 유기 현행범이고 지금, 이 순간도 (직무유기를) 저지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찰이든 누구든 (최 대행을) 즉시 체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순간부터 국민 누구나 (최 대행을) 직무 유기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기 때문에 몸조심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마 후보자 임명을 보류한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도 최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 임명을 미루자 수위 높은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이 대표는 "국가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정부 제1의 책임"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국가 질서, 즉 국가 헌정질서가 유지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은 현직이라도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직무대행을 한다는 최상목이 아예 국헌 문란을 일으키는 일을 밥 먹듯이 한다"며 "헌법 위에 최상목이 있는 셈"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몸조심 발언에 여권은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IS와 같은 테러리스트가 한 말이 아닌지 착각했다"며 "자신의 지지자들로 하여금 테러를 저지르라고 부추기는 불법 테러 선동을 한 것이다. 이 대표는 협박죄 현행범, 내란선동죄 현행범"이라고 말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시정잡배나 할 법한 충격적인 망언"이라며 "이 대표가 본인 재판을 앞두고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할 위기에 처하자 이성을 잃은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 본인이 테러 위협이 있다며 방탄복을 입고 다닌다고 하던데 정작 방탄복을 입어야 할 사람은 최 대행인 것 같다"며 "히틀러 시대가 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 실감 난다"고 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 간판을 내리고 여의도 재명이파로 당명을 바꾸는 게 맞다"고 비꼬았다.
여권 잠룡들도 가세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깡패들이 쓰는 말"이라고 직격했고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조폭들에게 테러를 선동하는 건가"라고 말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조폭식 협박이다. 이재명 특유의 폭력적 보복 광기"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이 대표의) 2심 판결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보다 먼저 나올 수 있는 것에 대한 자신의 조급함을 표현하기 위해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물리적으로 위해를 가할 경고를 하는 것을 보면 정말 싸가지가 없다. 이런 위협이 장난일까"라며 이 대표의 지난 대선 슬로건은 '이재명은 합니다'였다고 말했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