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여야 잠룡들이 경제 정책과 개헌론을 앞세워 차별화 경쟁에 나섰다. 선두 주자와 대비를 통해 존재감과 선명성을 부각하려는 의도에서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실시해 6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이 대표의 차기 대통령 적합도는 지난주보다 2%포인트 하락한 29%에 그쳤다.
이 대표 지지율은 조사가 시작된 지난 1월 둘째 주 이후 두 달 가까이 28~32% 박스권에 머물러 있다. 특히 비호감도가 60%에 달해 확고한 대세론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야권 내부에서도 이 대표 원톱 체제에 대한 신중론이 감지된다. 야권 관계자는 2002년 대선 당시 유력주자였다가 패배한 이회창 후보 사례를 들어 "이번 선거도 끝까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주춤하는 사이 여권 주자들은 공간을 파고들며 중도층은 물론, 시장친화적인 정책을 수용하는 온건 진보층까지 공략에 나섰다.
오 시장은 '코가(Korea Growth Again·KOGA·다시 성장하는 대한민국)'로 승부수를 띄우며 경제 성장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첨단기술 연구개발(R&D) 투자부터 세금·노동·규제개혁을 통해 산업 구조를 재편하고 경상성장률 5% 달성 목표를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중도층을 겨냥한 이 대표의 우클릭 행보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개헌론도 분출하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는 개헌을 고리로 개헌에 소극적인 이 대표에 대한 견제를 강화했다.
김두관 전 민주당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통합과 국가 발전을 위해 임기 2년 정도는 과감히 포기하는 통 큰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고 공개적으로 이 대표를 압박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한국형 연정(연합정부)' 구상을 제시했다. 여야가 새 정부 출범 때 인수위원회에 공동으로 참여하고 내각도 함께 구성하는 내용이다.
여권 후보들 역시 임기 단축 개헌론 구상을 밝혔다. 오 시장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2028년 총선에 맞춰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고, 미국과 같은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자당의 책임으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몸을 최대한 낮추고 개헌을 국정 정상화의 해법 중 하나로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연일 개헌 필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오 시장은 전날 국회 토론회에서 '국민개헌연합'을 구성하자며 이 대표를 압박했다. 한 전 대표도 같은 날 8개 대학 총학생회연합 주최 간담회에서 "지금 (87 체제를) 바꾸지 못하면 나라가 망한다. 쓰레기 청소하고 문 닫는 역할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대표 1강 체제가 구축된 상황에서 여야 대선 주자들이 개헌을 매개로 여권은 '반이재명', 야권은 '비이재명' 연합 전선을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기 대선이 현실화될 경우 빅텐트가 구축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비명계는 이 대표에게 야권 연합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을 요구하며 세력화를 시도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탄핵에 찬성한 오 시장과 한 전 대표 간 연대설이 나온다. 친한(친한동훈)계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KBS라디오에서 정치를 '개울물이 합쳐져 강이 되고 바다로 흘러가는 과정'에 비유하며, "어떤 개울물이 강으로 되고 바다로 갈 것이냐 그것은 국민들이 선택하는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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