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강남·검사 대신 '보통사람'…김문수, 극우 지우고 '미싱 보조'

韓 '중화동서 태어나 청주서 자랐다'…엘리트 색채 지우기
金 "청계천 미싱 보조로 시작…감옥 어렵게 생각 안 해"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2024.11.25/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2024.11.25/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강남 출신 엘리트 검사, 태극기 집회의 보수 정치인.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따라 붙는 꼬리표다. 오늘날 대권 주자로 성장하는데 이 이미지들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정치인에게 고정된 이미지는 득이 될 수도, 약점이 될 수도 있다. 막바지 탄핵 정국인 지금 여권 주자들은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출간을 앞둔 책 '한동훈의 선택-국민이 먼저입니다' 저자 소개에서 강남 학군 졸업과 검사 경력을 지웠다. 대신 "(서울 중랑구) 중화동에서 태어나 충북 청주 모충동에서 자랐다"고 적었다.

정치권은 한 전 대표가 기존 이미지 대신 친근하고 서민적인 정치인으로 다가가려는 시도라고 해석한다. 폭넓은 지역 정체성을 강조하고 중도층을 공략하려는 전략이다.

한 전 대표는 서울 서초구에서 초·중학교를,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서울대 법대와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거쳐 21년간 검사로 활동했다. 부친은 외국계 기업의 한국법인 대표를 지내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다.

검사로도 청와대, 법무부, 대검, 서울중앙지검 등 요직을 거친 정통 엘리트다. 그런 그가 검사 경력을 쓰지 않은 건 탄핵 소추된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화, 야당의 '검찰 공화국' 프레임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전 대표 측은 "이력서도 아니고 저자 소개를 그렇게 열심히 볼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그는 책 출판을 계기로 3월부터 전국을 돌며 청년·당원들과 소통할 계획이다. 북 콘서트, 기자간담회, 친한(친한동훈)계 모임인 '언더73' 유튜브 출연 등을 통해서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과거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얻은 '극우 정치인' 이미지를 벗고, 노동운동가 출신이라는 서사를 내세우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청계천 미싱 보조부터 출발해 7년 이상 공장 생활을 했다"며 현장에서 노동자와 함께했던 경험을 부각했다. 21일에는 "감옥 가는 걸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민주화 운동 시절 투옥 경험을 언급했다.

김 장관은 실제로 1970~1980년대 노동 운동을 주도했다. 전태일 분신 사건을 계기로 대학을 그만두고 청계천 피복공장으로 들어가 노동자에게 한자를 가르쳤고, 한일도루코에 보일러공으로 입사해 노조를 이끌고 파업을 주도했다.

그는 중도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엔 "약자를 보살피는 것이 공직자의 첫 번째 직분"이라며 자신이 이념에 갇힌 인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정치권에선 그가 중도층보다는 보수층 내 입지를 다지려 한다는 시각도 있다. 김 장관이 탄핵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은 탄핵 찬성 여론이 60%를 웃도는 상황에 중도층 공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과거 발언도 문제다. 세월호 추모를 "죽음의 굿판", 쌍용자동차 노조를 "자살 특공대", 민주노총을 "김정은의 기쁨조"라 불러 외연 확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정치 전문가들은 대권 주자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로 '확장성'을 꼽는다. 핵심 지지층 30%만으로 승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2007년 대선에서 현대건설 사장 출신 이명박 후보는 시장에서 국밥을 먹는 모습으로, 2022년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 당선인은 방송에서 계란말이를 만드는 장면으로 친근함을 보여 지지층을 넓혔다.

특히 탄핵이 인용될 경우, 대선 주자들은 단 60일 만에 중도층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중도층 공략이 선거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라고 분석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 강성 지지층은 세상이 쪼개져도 국민의힘을 찍는다"며 "만일 플랜B(탄핵 인용시)를 고려한다면, 국민의힘이 이미지를 바꿔 중도층에서 더 많은 표를 받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문 이미지 -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2025.2.2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2025.2.2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angela0204@news1.kr

대표이사/발행인 : 이영섭

|

편집인 : 채원배

|

편집국장 : 김기성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 47 (공평동,SC빌딩17층)

|

사업자등록번호 : 101-86-62870

|

고충처리인 : 김성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병길

|

통신판매업신고 : 서울종로 0676호

|

등록일 : 2011. 05. 26

|

제호 : 뉴스1코리아(읽기: 뉴스원코리아)

|

대표 전화 : 02-397-7000

|

대표 이메일 : webmast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사용 및 재배포, AI학습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