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기념관' 종로 '송현광장'에 건립 유력…찬반 논란 가열

오 시장, 시의회서 "송현동에 건립 가능성 가장 커"
제주 4·3 유족 단체·불교계 "관계 단절 등 강력 대응"

오세훈 서울시장이 28일 오후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신년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취채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2.28/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28일 오후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신년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취채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2.28/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고(故)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 장소로 서울 광화문 인근 종로구 '열린 송현 녹지광장'이 유력하다.

'송현 광장'은 서울시 소유 땅으로, 오세훈 서울시장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념적 대립이 여전한 인물을 기린 기념관을 유치한다는 구상을 놓고 시민 사회와 불교계 등에서 거센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오세훈 시장은 이건희 미술관 옆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경복궁 동쪽에 있는 송현광장은 서울 광장의 3배 규모다. 2028년 이건희 기증관이 들어서기로 예정된 곳이기도 하다. 일제 강점기에 조선식산은행 사택이 들어섰고, 해방 후 50년 정도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로 사용했다.

이후 소유권은 정부에서 삼성생명으로, 대한항공으로 넘어갔다. 2021년 대한항공·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시가 맺은 3자 약정에 따라 서울시 소유가 됐다. 그러다 2022년 7월부터 '열린 송현 녹지광장'이라는 이름으로 임시 개방된 상태다.

당초 오 시장은 송현광장에 이건희 미술관 외에 다른 시설물을 짓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 추진위원회'가 지난해 11월 송현 광장에 이승만 기념관을 세우고 싶다는 뜻을 밝혔을 때도 '시민 동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지켰다.

오 시장은 지난달 23일 서울시의회 임시회에 참석해 "현재 (기념관 건립 장소로) 가능성이 제일 높게 논의되는 데가 송현동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지금 영화 건국전쟁이나 이승만 전 대통령에 관한 다큐 등이 상영되고 있는데 일종의 공론화가 되고 있고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향한 반발 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최재란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은 2월 임시회에서 "영화 (건국전쟁) 한 편으로 탄핵당하고 쫓겨난 독재자를 구국의 영웅으로 바꿀 수 없다"며 "왜 총선을 앞둔 이 민감한 시기에 거론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불교계 반발도 변수다. 조계종 역시 반기를 든다. 송현광장 인근에는 대한불교 조계종 본산인 조계사가 자리 잡고 있다. 조계종은 종교평화위원회 향문 스님 명의로 28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 전 대통령이) '정화 유시'로 불교계 분열을 일으켜 씻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점은 용서하기 어렵다"며 "국민 화합을 저해하고 종교 간 갈등을 부추기는 기념관 건립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정화 유시는 이 전 대통령이 1954년 '아내와 자식을 거느린 승려는 사찰에서 나가라'라는 취지의 유시를 내린 것을 말한다. 이를 계기로 불교계에서는 비구승과 대처승 간 대결이 벌어졌다.

조계종 측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공과에 대해서는 역사의 평가가 이루어지겠지만, 그가 특정 종교에만 특혜를 주고 민족종교를 차별했다"며 "건립을 강행할 경우 서울시와 관계 단절을 포함해 강력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4·3 희생자유족회 등 제주 59개 시민사회단체도 기념관 건립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한다. 단체들은 "대한민국 헌법에도 불의에 항거한 4·19 혁명 정신은 계승해야 할 역사임을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고, 불의의 당사자가 이승만"이라고 지적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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