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산불 현장 투입 대원들 67%가 60대…"채용 체계 개선해야"

도내 산불진화대원 655명 중 439명이 60대 이상
"전북 시군 특성상 청년층 채용 어렵다…인구 줄면 고령 지원자도 줄까 걱정"

24일 오후 2시 11분께 전북자치도전 진안군 주천면 한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했다.(전북소방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24일 오후 2시 11분께 전북자치도전 진안군 주천면 한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했다.(전북소방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전주=뉴스1) 장수인 신준수 기자 = 전북자치도에서 활동하는 산불 진화대원의 과반수가 60대 이상의 고령인 것으로 파악됐다. 산불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라도 진화대원 고령화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전북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11분께 진안군 주천면 한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불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과 산림당국에 의해 5시간여 만에 진화됐지만, 화재 진압 과정에서 2명의 70대 산불진화대원이 부상을 입어 병원에 이송됐다. 이들은 진화 작업 중 넘어져 허리와 머리 등을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이들뿐 아니라 도내 14개 시군에서 활동하는 전체 산불진화대원 655명 중 439명(67%)이 60대 이상이라는 점이다.

험준한 산지와 고온·연기·강풍 등 혹독한 환경에서 장시간 이뤄지는 산불 진화 특성상 강인한 체력이 필요하지만, 60대 이상의 고령 진화 대원들이 이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제기된다. 고령인 만큼,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산불진화대원 채용은 1년 중 산불대책기간에 한해 6개월 단위 기간제로 채용한다.

18세 이상이면 나이와 경력 제한 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소방 경력이 있을 경우 우대하지만 실제 지원자 상당수는 60대 이상이며, 소방 경력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채용 과정에서 체력검정을 실시하긴 하지만, 이마저도 4년 전 한 체력검증 현장에서 지원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간소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본문 이미지 -  24일 낮 12시 54분께 전북자치도 김제시 금산면 한 야산에서 불이 났다.(전북소방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4일 낮 12시 54분께 전북자치도 김제시 금산면 한 야산에서 불이 났다.(전북소방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전문가들은 산불진화대원의 고령화 현상과 현행 채용 체계 문제점을 지적했다.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고령의 산불진화대원들은 급격한 기상 변화나 불길 확산 시 신속한 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안전사고 위험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화뿐 아니라 기간제 단기 고용으로 인한 부족한 전문성과 훈련도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사전 교육과 위험관리 체계를 꼼꼼히 해야 한다"며 "산불진화 주관기관은 소방청, 예방과 복구 주관기관은 산림청으로 일원화하거나 진화대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등 현행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목소리에 지자체는 부족한 예산과 한정적인 인력으로 현재로서는 해결책이 없다고 설명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도내에 젊은 사람들이 없다는 점이다. 그나마 있는 청년층도 산불진화대원의 최저시급 수준 임금으로는 생활이 안 되기 때문에 지원하지 않는다"며 "대원들은 정규직으로 뽑으려면 결국 돈이 필요한데, 예산 확보도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더 걱정인 건 앞으로 인구가 줄어들면 고령 진화대원마저 부족할까 걱정이다"며 "행안부 등 중앙에서 관련 정책을 바꾸지 않는 이상 현행 체계를 바꾸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sonmyj03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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