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뉴스1) 최대호 기자 = 국방부가 지난 2014년 85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설립한 한민고등학교(사립)가 11년간 특정 업체와 독점적인 급식 계약을 체결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업체는 해마다 수십억원대 급식계약을 따낸 뒤 학교 측에 발전기금을 제공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한민고는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해도 빠지지 않고 A 업체와 수십억원대 급식계약을 체결했다. 급식계약은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체결하는데, 매년 A 업체만 응찰했다.
이와 관련 학교 측은 1000명이 넘는 기숙 학생에 대한 급식 계약을 긴급 입찰로 내면서 기간을 짧게(10일, 2차례) 설정, A 업체를 제외한 다른 업체의 입찰을 물리적으로 어렵게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가계약법에 의하면 한민고는 제출마감 40일 전에 입찰 공고를 냈어야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지난해 한민고의 급식 계약 예산이 약 40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A 업체는 지난 11년간 350억~400억 원 상당 계약을 따낸 것으로 추산된다.
급식계약을 독점해 온 A 업체는 이 기간 학교 측에 급식 계약에도 없는 발전기금 수백만원씩을 주기적으로 기부했다. 학교발전기금의 조성·운영 및 회계관리에 관한 규칙에 의하면 발전기금의 기부자는 반대급부가 없어야 한다. 따라서 학교는 납품업체로부터 학교발전기금을 받을 수 없다.
한민고는 A 업체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 교장 B 씨는 지난 2023년 자신의 자녀 결혼식을 A 업체가 운영하는 공군호텔 예식부에서 치렀고, 한민고 재단인 한민학원은 매년 이 호텔 식당 별실에서 이사회 회의를 진행했다.
이런 가운데 A 업체는 식재료 비용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는 등 부실도 드러났다.
A 업체는 전체 계약 금액 중 식재료 구입 의무 비율(약정 67%)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할 식재료를 아낀 것인데, 구체적인 미사용 액수는 2021년 6260여만 원, 2022년 7200여만 원, 2023년 1억 2730여만 원, 2024년 1억 1430여만 원 등이다.
또 위탁계약서에 명시된 친환경농산물 사용(쌀·채소) 항목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다.
한민고 관계자는 "학교 설립때부터 A 업체가 급식을 맡아온 것은 맞다"면서도 "급식업체 문제와 관련해서는 교장에게 물어보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1은 반론 등을 듣기 위해 B 교장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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