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뉴스1) 김평석 기자 = "2%의 가능성에서 출발했지만 시민들의 응원과 열정으로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김경희 이천시장은 17일 시청 집무실에서 진행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후발 주자'로 나섰음에도 최종적으로 경기형 과학고 유치에 성공한 원동력은 시민의 일치된 열망과 이를 뒤에서 뒷받침한 시 공직자들의 추진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때로는 힘 있는 어투로, 때로는 아련한 눈빛으로 과학고 유치 활동과 향후 계획을 설명하며 지난 1년간 여정을 회고했다.
작년 4월 경기도교육청은 20년 만에 '경기형 과학고' 신규 지정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성남시, 용인시, 화성시 등 다수 지자체가 1년 전부터 사전작업을 진행한 데 반해 이천시는 발표 이후 유치전에 나서면서 너무 늦은 게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러나 이천시는 극적 '뒤집기'에 성공공, 올 2월 28일 교육부 장관 동의를 거쳐 성남시, 부천시, 시흥시와 함께 경기형 과학고 유치를 확정했다.
다음은 김 시장과의 일문일답.

-과학고 유치의 의미와 유치 성공에 대한 소감은.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해 준 시민 여러분의 열정과 헌신 덕분에 과학고 유치에 성공했다. 시는 작년 4월 도교육청 발표 직후 지역 각급 기관·단체와 준비 작업을 한 뒤 8월 시의회·이천교육지원청과 협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으로 유치를 추진했다. 시민과 함께 정책토론회와 결의대회를 개최하며 단계마다 열심히 달렸다. 시민들은 행사 때마다 자발적 릴레이 응원을 하며 과학고에 유치에 대한 강한 열망을 보여줬다. 이천과학고는 그동안 지속돼 왔던 경기 동부권의 교육 불균형을 해소하고 미래인재를 육성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어디에 중점을 두고 유치 활동을 폈나.
▶먼저 특목고가 전무한 경기 동부권에서 빚어는 교육 불균형 해소와 중첩규제로 고통받는 시민에 대한 공정한 보상, SK하이닉스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인재 양성이라는 그림을 그렸다. 이천엔 SK하이닉스 본사와 6개 연구소 가운데 5개, 반도체 관련 세라믹 중소기업의 시제품 생산, 분석·인증을 지원하는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자리하고 있어 반도체 산업 생태계의 핵심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중첩 규제로 4년제 대학 설립이 불가능하고, 우수 교육 시설이나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이 부족하다. 학생들은 더 나은 교육 기회를 찾아 중등 과정부터 대도시로 빠져나간다. 이천과학고 유치는 도내 지역 간 교육 여건 균형을 맞추고 이천뿐 아니라 경기 동부권 학생들에게 더 나은 교육 기회를 보장하며 적성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균형 발전과 중첩 규제 해소 측면에서도 이천의 과학고 유치는 타당한 방안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과학고 유치 활동은 어떻게 진행했나.
▶작년 7월 고교 교장단 간담회와 이천교육지원청 간 업무협의를 시작으로 유치전에 나섰다. 8월엔 시와 시의회·시교육지원청이 과학고 유치 추진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서명운동과 함께 과학고 유치 릴레이 응원을 하며 시민들이 힘을 보탰다. 9월 2일엔 시와 송석준 국회의원, 이천교육장, 시도의원 등 1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유치 의지를 결집하는 결의대회를 가졌다. 시와 양평군·광주시의 시장·군수, 도의원, 주민자치위원장 등이 이천과학고 유치 지지를 표명하며 과학 교육 중심도시 경기 동부권에 대한 청사진을 그렸다. 기업인과 시민들은 범시민 기금모금 활동과 과학고 유치 캠페인에 나섰다. 연구시설과 연구 인력을 보유한 지역 기업 12곳이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에 동참하며 전문기술 인력과 연구시설 이용에 협력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과학고 설립 이후 기대되는 효과는.
▶지역 학생들의 외부 유출을 막고 학생들이 현장 경험을 통해 미래 산업이 요구하는 역량을 미리 습득하는 실무형 교육을 할 수 있게 된다. SK하이닉스, 반도체 관련 소부장 기업, 한국세라믹기술원 등 지역 자원이 함께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교육과 정주 여건 등을 이유로 이천에 거주하지 않는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연구원들도 이천에 터를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명품 교육도시란 이미지가 형성되면 시의 품격도 한 단계 높아질 것이다.
-이천과학고는 어디에 어떻게 신설되나.
▶이천과학고는 오는 2030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설립 작업이 진행된다. 설립 부지는 증일동 일대 자연녹지 3만 3138㎡ 규모로 확보해 놨다. 자연환경이 뛰어나고 주변에 위해시설도 없어 쾌적하고 안전한 학습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인근에 중리택지지구와 이천역세권, 행정타운이 있어 학생과 교직원에게 높은 생활 편의도 제공할 수 있다. 오는 2028년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열정적으로 릴레이 응원을 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 시민 모두 하나가 돼 유치한 과학고는 이천시가 대한민국의 첨단·과학 인재 양성의 중심도시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차질 없이 개교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준비하겠다. 반도체 중심도시 이천시가 첨단 과학 교육도시가 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고 시의 교육 여건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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