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를 아예 못허요" 할머니 손편지에 '빨래방 기금' 1억8천 모여

곡성군 고향사랑 지정기부 사업 목표액 초과 달성

전남 곡성군 입면 흑석마을에 사는 '담양댁' 할머니가 이불 빨래를 하고 있다.(곡성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남 곡성군 입면 흑석마을에 사는 '담양댁' 할머니가 이불 빨래를 하고 있다.(곡성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곡성=뉴스1) 김동수 기자 = 전남 곡성군이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추진한 '마을빨래방 프로젝트'와 관련 80대 할머니가 쓴 손편지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돼 모금액을 초과 달성했다.

16일 곡성군에 따르면 고향사랑기부제 3번째 지정기부 사업인 '어르신 돌봄을 위한 마을빨래방 프로젝트'에 1억 8860만 원이 모금됐다.

고향사랑 지정기부는 기부자가 자신의 기부금이 사용될 사업을 직접 지정해 기부하는 것이다.

군은 고령화 문제에 대해 도시 청년층의 공감을 통한 기부를 유도하기 위해 답례품과 함께 곡성에 사는 할머니의 인생과 진심이 담긴 편지를 기부자들에게 보냈다.

곡성군 입면 흑석마을에 사는 80대 할머니 '담양댁'은 꾹꾹 눌러쓴 손 편지로 기부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본문 이미지 - 전남 곡성군 입면 흑석마을에 사는 '담양댁' 할머니가 쓴 답례 손편지.(곡성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남 곡성군 입면 흑석마을에 사는 '담양댁' 할머니가 쓴 답례 손편지.(곡성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곡성으로 시집올때만 해도 시어머니가 형님네 애들 오줌싸개 이불 빨래를 시켜가꼬 힘들어서 몇 번을 울었는지 모르요"라며 "시상이 좋아져서 세탁기가 있지만, 나도 인자 나이가 80세가 넘어강께 무릎이랑 허리가 아파서 집에서는 빨래를 아예 못허요"라고 적었다.

이어 "일 년에 한 번만 빨래 차가 마을을 찾아와 (두꺼운 이불은) 장롱에 넣어 놓고 나는 얇은 이불을 놓고 내내 살고 있소"라며 "우리 마을에 이불 빨래하는 곳이 생겨, 자식들 명절에 올 때도 맘 놓고 이불 꺼내놓고 쓰라 한다. 이불 빨래방 맹그러(만들어) 줘서 참말로 고맙소잉. 여러분님들 덕택에 얼마 안 남았지만, 편히 살다 가겠소"라고 글을 남겼다.

기부자들은 '담양댁' 할머니의 손편지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고 이 글이 퍼지면서 화제가 됐다. 1500명이 응원 메시지와 함께 기부에 동참했다.

그 결과 모금 목표액 1억 8860만 원을 9개월 만에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기부자들은 "돈으로 기부만 할 생각이 었는데, 왜 눈물까지 주시나요. 할머니 건강하세요. 그리고 빨래방 열 번, 백번, 천 번 이용하세요", "연말정산으로 받는 혜택보다 할머니 손편지의 감동 더 크네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군은 지역에서 고령화율이 높은 지역 2개소에 마을빨래방을 조성할 계획이다. 모금된 기부금은 빨래방 공간조성비와 물품구입비, 배송 차량 운영비 등에 사용할 방침이다.

조상래 곡성군수는 "지역 어르신들이 깨끗한 이불을 덮고 편히 주무실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에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지정기부 사업이 기부자들의 마음을 두드릴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kd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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