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방음터널 참사 잊었나…탁상행정에 방치된 '광주 암흑터널'

PMMA 소재로 화재 위험 높아 행정명령…조치는 제자리
광주시 '현장 점검' 기본 안지키다 6개월 만에 복구

본문 이미지 - 광주 무진대로 우산방음터널(광주여대 방면)에 조명이 켜지지 않은 모습. (독자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4.7/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광주 무진대로 우산방음터널(광주여대 방면)에 조명이 켜지지 않은 모습. (독자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4.7/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이승현 기자 = 광주시가 6개월간 암흑 속에 방치한 '광주 우산방음터널'은 화재 위험이 매우 높은 재질이 사용돼 정부의 행정명령이 내려진 곳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운전자 시야 확보에 필수적인 교통시설물인 터널 조명조차 광주시가 관리에 손을 놓은 사실이 드러나 시민들의 안전을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 지역에 소재한 10곳의 방음터널 중 5곳은 화재에 취약한 '플라스틱(폴리메틸 메타아크릴레이트·PMMA)' 소재가 사용됐다.

정부는 지난 2023년 2월 전국 지자체에 방음터널 내 PMMA 소재를 모두 교체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2022년 12월 29일 벌어진 '경기 과천 방음터널' 화재가 배경이다.

당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에서는 트럭이 버스를 충돌하면서 불이 났고, 불이 방음벽으로 옮아 붙어 삽시간에 터널 전체로 확산됐다. 이 사고로 5명이 숨지는 등 55명의 대규모 사상자가 나왔다. 특히 화재에 취약한 PMMA 소재가 방음터널 자재로 사용된 것이 피해 규모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 사고를 계기로 광주시는 2023년 1월 방음터널 안전관리 실태를 긴급 점검, 41건의 지적사항을 적발했다.

적발사항은 소방 관련 분야에서 29건, 방음판 유지보수 미흡 등 터널 안전 분야가 12건이었다. 예방적 안전조치를 위한 소방시설 설치, 방음벽 구조체 보수보강, 터널 내 안전위해요소 제거 등이 권고됐다.

2023년 3월 18일엔 무진대로 방음터널에서 4중 추돌사고로 차량 화재가 나 불길이 터널 중단부까지 그을음 피해를 남기는 사고까지 벌어졌다.

광주시는 행정명령에 따라 PMMA 소재로 천장·벽체 등이 시공된 방음터널 5곳에 대한 정비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350억 원대 예산이 소요돼 현재까지 비가연성 소재 교체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광주시는 지난해 10월 조명이 모두 나간 우산방음터널의 조명을 수리 없이 방치해 왔다.

야간의 터널내 조명은 앞차와의 간격 유지, 운전자 시야 확보, 차선 변경에 필수적인 '도로 교통 시설물'이다. 조명이 없으면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화재로 이어질 시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구간(계수교차로~운수IC사거리)은 광주에서 차량 통행량이 가장 많은 곳으로 하루 평균 6만 8689대의 차량이 지나간다.

운전자들은 국민신문고와 전화 민원으로 사고 위험을 호소했지만 광주시는 '정비 예산이 없다'며 관련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러다 전날 <뉴스1> 취재가 시작되자 현장에 점검반을 보내 '분전함(두꺼비집)이 내려가 있었다'며 반나절 만에 대부분 조명 기능을 복원시켰다.

본문 이미지 - 7일 오후 7시쯤 광주 무진대로 광주여대 방면 우산방음터널&#40;왼쪽&#41;에 조명이 켜져 있다. 광주시는 해당 터널의 고장난 조명을 지난 6개월 간 예산 문제로 방치했지만 취재가 시작되자 반나절 만에 두꺼비 집을 올려 복구했다. 2025.4.8/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7일 오후 7시쯤 광주 무진대로 광주여대 방면 우산방음터널(왼쪽)에 조명이 켜져 있다. 광주시는 해당 터널의 고장난 조명을 지난 6개월 간 예산 문제로 방치했지만 취재가 시작되자 반나절 만에 두꺼비 집을 올려 복구했다. 2025.4.8/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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