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의 산청 산불 상흔'… 검게 그을린 산·폐허처럼 변한 마을

전소한 산청 성화사엔 석탑과 범종만이 절터임을 짐작케 해
아직도 헬기 소리 요란…잔불·뒷불 정리

본문 이미지 - 검게 그을린 하동 옥종면 우방산. 2025.3.31/뉴스1 한송학기자
검게 그을린 하동 옥종면 우방산. 2025.3.31/뉴스1 한송학기자

(산청=뉴스1) 한송학 기자 = "불이 꺼졌다는데 아직도 소방차가 많이 다니네요. 다시 불이 나진 않겠지요."

경남 산청군 단성면 창촌 삼거리에서 한 주민이 검게 그을린 강 건너 하동 우방산을 보고 산불 재발화를 걱정했다.

창촌 삼거리는 덕천강을 사이에 두고 하동군과 경계를 같이한다. 산불 현장인 시천면과 삼장면으로 향하는 관문이다.

31일 창촌 삼거리에서는 산불 현장으로 향하는 도로에는 소방차들이 분주하게 이동했다. 도로 양쪽 산에는 열흘간의 화마가 휩쓸고 간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벚꽃길로도 유명한 이 도로는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 하얀 벚꽃 뒤로 검게 탄 산불의 흔적이 또렷하게 눈에 들어왔다.

시천면 외공 마을은 이번 산불로 큰 피해를 본 곳으로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아직도 탄 냄새가 진동했다.

인적은 드물고 가끔 콘크리트 구조의 멀쩡한 집에서는 인기척이 들렸다. 집집이 소방수에 젖은 듯한 옷들을 빨랫줄에 널어놨다.

마을 입구에서 만난 공삼성씨(85)는 "평생을 이 마을에서 살면서 이런 불은 처음이다. 집은 피해가 크지 않지만 집 뒤의 감나무밭이 모두 탔다"며 "마을 사람들은 대피했거나 병원에 갔다. 나도 놀라고 해서 밥맛도 없다"고 말했다.

본문 이미지 - 산청 시천면 성화사. 2025.3.31/뉴스1 한송학기자
산청 시천면 성화사. 2025.3.31/뉴스1 한송학기자

산불로 절터만 남은 성화사는 폐허처럼 변했다. 모든 건물이 무너져 내려 불이 나기 전 절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다. 절터 중앙에는 타지 않는 석탑과 범종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보물과 국보가 있는 덕산사 앞은 소방차가 비상대기하고 있다. 덕산사는 화선이 200m 정도 앞까지 근접한 곳이다.

방염포로 둘러싼 보물 제1113호 산청 덕산사 삼층석탑은 아직도 방염포에 둘러싸여 있다. 동의보감촌 한의학박물관으 이송 조치한 국보 제233-1호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은 돌아오지 않았다.

일광 덕산사 주지는 "석불(석조비로자나불좌상)을 다시 모셔 오기 위해 국가유산청의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석탑은 오늘이나 내일 중 방염포를 벗길 예정"이라며 "대피했던 스님들과 절 식구들은 모두 돌아왔다"고 말했다.

중태마을도 민가와 밭이 불타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뼈대만 남아 주저앉은 집과 검게 타 흔들리는 대나무숲은 당시의 위급한 상황을 짐작게 했다.

한 주민은 "산청은 감이 특산물인데 복구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다. 거기에 감이 풍성하게 열리려면 나무가 20~30년은 자라야 한다"고 혀를 찼다.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가 설치된 산청곶감유통센터 상공에는 헬기가 쉴 새 없이 물을 퍼 나르고 있다. 헬기는 일부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에 물을 쏟아붓고 있으며 지휘기는 상공에서 연기가 나는 곳을 감시하고 있다.

경남도와 산림청 등 진화대원들도 잔불 정리를 위해 대기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당국은 31일 오전부터 진화 헬기 13대, 인력 602명, 장비 258대를 투입해 잔불 감시와 뒷불 정리를 하고 있다.

본문 이미지 - 산림청 헬기의 잔불 정리 작업. 2025.3.31/뉴스1 한송학기자
산림청 헬기의 잔불 정리 작업. 2025.3.31/뉴스1 한송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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