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성탄절 당일 경남 사천에서 또래 여학생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10대 A 군(16)이 경찰조사에서 해당 여학생에 대해 '다른 이성을 만나는 게 싫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남경찰청 강력계는 30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이 사건 중간 수사 결과를 공개했다. 아울러 경찰은 살해 혐의로 A 군을 구속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A 군은 피해자에게 남자 친구가 생긴 것 같았고 자신 외에 다른 이성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게 너무 싫어 살해했다고 진술했다"며 "진술의 신빙성 등에 대해선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A 군은 지난 25일 오후 사천시 사천읍의 한 아파트 도로에서 B 양(16)에게 여러 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군은 지난 2021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오픈채팅방에서 B 양을 알게 된 이후 4년여간 연락을 이어오다 올해 들어 연락이 줄어든 B 양 태도에 불만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 군과 B 양은 서로 교제하는 사이는 아니었으나, A 군은 B 양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A 군은 B 양에게 연락하다 올 4월 남자 친구가 생겼다고 의심해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그는 흉기와 휘발유를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등 수개월 동안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 군은 특히 범행 10여일 전 B 양에게 성탄절에 만나자고 제안하고 주소를 물어 B 양 거주지를 확인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 군은 범행 당일 흉기와 휘발유 등 준비한 범행 도구를 챙겨 자신이 거주하는 강원도 원주에서 버스를 타고 사천까지 온 것으로 파악됐다. 휘발유는 A 군이 범행 후 분신을 시도하기 위해 챙겼던 것으로 조사됐다.
A 군은 범행 당일 B 양의 거주지 아파트 주변에서 기다리다 '줄 게 있다'며 B 양을 집 밖으로 나오게 한 후 범행을 저질렀다.
A 군은 범행 후 흉기로 자해를 시도해 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A 군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보고 병원 치료 뒤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A 군을 상대로 심리 분석 등 보강 수사 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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