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네이버(035420)가 자사의 생성형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 경량 모델 3종을 상업용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자체 기술력이 없는 중소기업·스타트업은 적은 비용으로도 AI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오픈소스 공개를 시작으로 네이버는 기술 개방성과 AI 자립 역량을 동시에 강화하며 '소버린 AI' 실현에 시동을 걸었다. 내부 기술력은 중국의 '딥시크'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자신감도 드러냈다.
23일 서울 네이버 스퀘어 역삼에서 열린 '네이버클라우드 테크서밋'에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오픈소스 공개는 단순한 기술 나눔이 아니라 국내 AI 생태계의 체력을 키우고 국가적 기술 자립 기반을 강화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의 경량 모델 'HyperCLOVA X SEED' 시리즈 3종(3B, 1.5B, 0.5B)을 공개했다.
텍스트, 이미지, 영상까지 이해 가능한 멀티모달 언어모델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도 그래픽처리장치(GPU) 리소스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총괄은 "3B(30억 파라미터) 모델은 GPT-3.5 수준의 성능을 보여주고 있고, 한국어 관련 벤치마크에서는 중국·미국 모델보다 압도적인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현재 개발 중인 추론 기반 모델도 다음 달 중 공개할 계획이다. 이미지 생성 AI 모델도 기술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성 총괄은 "딥시크 출시이후 우리나라는 추론모델은 만들 수 있냐는 의문이 있었는데 우리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본다"며 "우리가 AI를 빅테크만큼 하지 못하는 건 투자 때문이지 기술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 GPU 수요를 만들어주면 바로 다음 달에도 이미지 생성 기술을 내놓을 수 있다"며 "AI는 GPU가 있어야 나온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소버린 AI'의 전략적 구상도 내놨다. 동남아와 중동 및 북아메리카(MENA·메나)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수출도 진행하고 있다.
소버린 AI란 해당 국가가 AI 기술을 자율적으로 개발·운영·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상태를 의미한다. AI가 사회 운영 기반 인프라로 작동하는 시대에 '안보'와 직결되는 개념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통신망이 외국 기업에 종속된 사례를 보면 AI 인프라가 외부에 의존할 때 어떤 위험이 있는지 알 수 있다"며 "미중 패권이 심화되고 AI가 사회 기반이 되는 시대에 우리는 반드시 자립형 AI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나라에 닥친 문제를 AI를 이용해서 해결하고, 안보나 보안 등 양보할 수 없는 부분에 충분히 AI를 공급할 수 있는 부분이 소버린 AI의 의미"라며 "동남아와 메나 지역에서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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