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애플의 AI 개발이 지연되면서 지난해 9월 출시 후 3개월 만에 3720만 대가 팔린 간판 상품 아이폰16 시리즈가 위기에 처했다. 애플이 아이폰16의 '셀링 포인트'를 AI로 삼았기 때문이다. 과대광고 논란을 우려한듯 애플은 이례적으로 관련 광고까지 내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AI 개발 지연을 공식화한 이후, 지난해 9월부터 광고한 애플 인텔리전스 관련 영상 중 하나를 비공개로 돌렸다. 비공개된 광고는 애플의 '더 개인화된(more personalized) 시리' 관련 영상이다.
애플은 최근 외신 및 팟캐스트 등에 보낸 공식 성명서를 통해 "더 개인화된 시리 개발에는 생각보다 더 긴 시간이 걸리며, 내년(in the coming year) 출시를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애플은 앞서 지난 2012년에도 시리 기능을 과대광고했다는 혐의로 미국 소비자들의 집단 소송을 당한 바 있다.

이번 애플의 AI 개발 지연 후폭풍으로 아이폰16 시리즈의 앞날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앞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9월 아이폰16을 공개하며 "아이폰16은 처음부터 애플 인텔리전스를 위해 설계된 제품"이라고 AI 기능을 강조하며 홍보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도 애플이 아이폰의 하드웨어 폼팩터 변화 없이도 애플 인텔리전스 고도화로 교체 및 신규 수요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아이폰16에 탑재될 애플 인텔리전스의 핵심 기능으로는 '더 개인화된 시리'가 꼽혀왔다.
애플에 따르면 더 개인화된 시리는 사용자의 개인적 맥락을 이해하고, 여러 애플리케이션(앱)을 넘나들며 동작을 수행하는 실행력을 갖췄다. 이를 제외하면 아이폰의 AI 기능은 이미 경쟁사들에서 지원 중인 AI 지우개, 키워드 사진 검색 등에 불과해 차별점을 갖기 어렵다.
이번 AI 개발 지연 사태로 더 개인화된 시리 서비스 출시는 최대 12개월까지 밀릴 수 있는 상황이다. 아이폰16을 건너 뛰고 아이폰17에서나 지원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또 지난달 가격을 올리면서 아이폰16 시리즈에 편입된 보급형 모델 아이폰16e도 강점을 잃은 상황이다.
애플은 아이폰SE 시리즈의 신작을 아이폰16e로 리브랜딩하며 출고가를 대폭 인상했다. 아이폰16e의 미국 출시가격은 429달러에서 599달러로 40% 가까이 올렸다. 국내 출시가격도 99만 원부터다.
애플은 아이폰16e의 강점으로 '가장 저렴한 AI 탑재 스마트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애플의 AI 개발 계획이 틀어지며 아이폰16e는 '가격만 비싸진 아이폰SE'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IT매체 나인투파이브맥은 시장조사기관 CIRP 보고서를 인용해 "기존 아이폰SE 사용자들은 이번 가격 인상으로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며 "애플이 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을 포기하는 건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