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1) 윤주영 기자 = 양자 컴퓨터의 혁신적인 연산은 신성장 동력으로 기대받지만, 한국은 미국·중국 대비 기술이 뒤처지고 산업체 응용 경험도 전무하다. 양자 알고리즘 개발과 이를 적용하는 실무자 이해도 향상에 주력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7일 연세대 송도캠퍼스 '퀀텀 콤플렉스' 개소식에선 이런 내용이 공유됐다. 퀀텀 콤플렉스는 IBM의 127 큐비트(연산단위) 상용 양자컴퓨터 '퀀텀 시스템 원'을 국내 최초 도입했다.
큐비트는 비트와 달리 0·1을 동시 구현해 비약적으로 빠른 연산을 구현한다. 암호 해독, 단백질·화학 물질 분석 등에 유리해 제약·보안·물류 등을 혁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산업계가 써볼 만한 양자컴퓨팅 인프라가 생겼다. 다만 낯선 기술인 만큼 효과적으로 쓰려면 다양한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양자 알고리즘은 양자 컴퓨터를 위해 설계된 특별한 계산 절차다.
작업별로 적절한 알고리즘은 다양하다. 암호 해독 등에는 합성수를 빠르게 소인수분해 하는 '쇼어 알고리즘'이 유리하다, 금융·의료의 경우 정형화하지 못한 데이터라도 빠르게 분석하는 '그로버 알고리즘'이 강하다.
제이 감베타 IBM 부사장은 "화학 관련 설루션을 만드는 스타트업이나 연구자 논문 등 한국 시장도 어느 정도 잠재력은 있다"며 "시장이 활발해지려면 양자 알고리즘 연구와 함께 슈퍼컴퓨터 시스템을 병행하는 보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재호 연세대 양자사업단장은 "2년 전부터 산업체 양자 수요 해결을 위한 워킹그룹을 활성화했다"며 "방사선 치료를 최적화하는 알고리즘 개발 등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가능성에 협력을 타진해 오는 기업도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이달 6일 연세대와 '양자컴퓨팅을 활용한 바이오의약품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의약품 설계 알고리즘 개발, 양자 기반 약물 성능 평가 등이 이뤄질 계획이다.
정 단장은 "단백질 구조를 번역하는 유전 정보 '코돈'을 최적화하는 알고리즘 개발도 기업과 할만하다"며 "항체 신약 생산성을 향상하는 공정 개선 등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BM과 연세대는 양자 문해력 향상에도 뜻을 같이했다. 이들은 파트너국 일본과 함께 10년간 약 4만 명을 대상, 양자 인프라 활용 교육을 수행할 계획이다.
'양자 우위' 관련 IBM의 구상도 공유됐다. 양자 컴퓨터가 고전 컴퓨터 대비 연산적으로 뛰어난지 따지는 개념이다.
감베타 부사장은 "2029년 회사의 오류 정정 기술이 원숙해 오류로부터 자유로운 양자컴이 도래할 것"이라며 "그전까진 슈퍼컴퓨터를 연동한 하이브리드 컴퓨팅을 통해 양자 우위를 2년 내로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단장에 따르면 연세대는 하이브리드 컴퓨팅을 위해 국가 슈퍼컴퓨터센터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다각도로 논의하고 있다. KISTI 역시 내부적으로 관련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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