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1) 윤주영 기자 = IBM 상용 양자컴퓨터 '퀀텀 시스템 원'을 국내 최초 도입한 연세대는 4일 송도캠퍼스 연구동 '퀀텀 콤플렉스'를 완공했다.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의 제약·바이오 기업을 시작으로, 최고성능 슈퍼컴퓨터를 능가하는 연산을 산업계에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7일 방문한 인천 연수구 연세대 송도캠퍼스에선 퀀텀 콤플렉스 공사 마무리 작업이 계속되고 있었다.
양자컴퓨팅 연산단위 '큐비트'는 비트와 달리 0·1을 동시 처리할 수 있어, 비약적으로 빨라진 연산을 구현한다. 가장 빠르게 적용될 분야로는 신약 후보물질 추적이 꼽힌다.
퀀텀 콤플렉스는 산업계 수요를 발굴, 계산 인프라와 연구를 지원하는 개방형 플랫폼이 콘셉트다. 아직 스타트업과 협력 연구기관이 입주하진 못했지만, 스무곳 이상 기업은 이미 신청을 완료했다. 국가 주요 정보를 다루는 한 공공기관 역시 데이터 협력을 약속했다.

핵심이 되는 퀀텀 시스템 원은 현재 출시된 상용 양자컴 중에선 가장 안정적인 시스템으로 평가받는다. 실험용 양자컴퓨터의 약 6배인 127개 큐비트 양자칩(QPU) '이글'을 탑재했다.
정재호 연세대 양자사업단장은 "미국 캘리포니아 리버모어에 있는 현존 최고성능 슈퍼컴퓨터 '엘 캐피탄'이 시뮬레이션으로 가상 큐비트 50개를 모방한다"며 "퀀텀 시스템 원은 50~60개 큐비트까진 안정적으로 쓸 수 있으니, 최고의 슈퍼컴퓨터보다 월등한 인프라를 유치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학교는 양자컴퓨팅에 기반해 화학, 소재 등을 연구하는 10개 워킹그룹도 준비하고 있다.
정 단장은 "워킹그룹 5~6곳은 장기적으론 양자사업단이 발굴한 산업체 수요를 해결하는 역할도 한다"며 "좀 더 전력 효율이 좋은 반도체 설계, 신약 개발에 필요한 단백질 구조 분석 등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추가로 필요한 인프라는 슈퍼컴퓨터다. 단백질 구조 분석 등 애플리케이션(앱)과 데이터 인코딩 등은 기존 컴퓨터에서 작동되기 때문이다. 동시다발적인 대규모 연산을 맡는 퀀텀 시스템 원을 뒷단에 연결, '하이브리드 컴퓨팅'을 구현한다.
정 단장은 " 국가슈퍼컴퓨터센터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우리 인프라를 통신으로 연결하면 사용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풀 스택 상용 양자컴퓨터를 다루는 것은 국내로선 거의 처음이어서 가동 인력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양자 알고리즘 소프트웨어 교수 등을 충원했다.
학교가 건립을 추진하는 송도 세브란스 병원과의 임상시험 연계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신약 R&D가 상업화로 이어지려면 방대한 환자 임상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정 단장은 "궁극적으로 환자의 유전적·생물학적 특성이 반영된 평가가 중요하다"며 "병원이 축적한 환자 검체 데이터베이스와 연구동이 결합하면 신약개발 가치사슬에서 어마어마한 인프라로 기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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