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CJ대한통운(000120)이 지난해 로봇, 유통, 물류 사업을 영위하는 스타트업 3곳에 총 5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CJ대한통운의 주요 사업 모델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곳들로, CJ대한통운은 스타트업 투자와 협업을 통해 혁신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27일 CJ대한통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에이딘로보틱스, 바로팜, 체인로지스 등 3곳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가장 최근 투자한 기업은 배송 솔루션 '두발히어로' 운영사 체인로지스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2월 체인로지스의 시리즈A 라운드에 참여해 30억 원을 투자하고 지분 11.54%를 확보했다.
체인로지스는 △서울 7개 △경기·인천 9개 △비수도권 7개 규모의 배송센터를 중심으로 당일도착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다. 400여 명의 배송원을 중심으로 1시간, 4시간, 당일도착 서비스를 제공한다.
2024년 부산, 울산, 경상남도, 경상북도, 전라북도 지역에서 당일도착 배송 서비스 확장을 성공해 국내 당일도착 배송 업계에서는 최초로 수도권 외 지방 권역 당일도착 서비스를 구축했다.
올해는 광주를 시작으로 대구, 대전으로 당일도착 배송 권역을 확장해 국내 온라인 커머스 구매 고객의 80%를 대상으로 당일도착 배송 서비스를 완성할 계획이다.
CJ대한통운과의 구체적인 협력 방향은 아직 논의 중으로, 체인로지스가 보유한 당일배송 역량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9월 에이딘로보틱스의 시리즈B 라운드에 참여해 약 10억 원을 투자하고 1.59%의 지분을 확보하기도 했다.
에이딘로보틱스는 로봇 솔루션 기업으로 자체 개발한 그리퍼(물체를 쥐거나 놓을 수 있는 장비)와 AI 알고리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이 물류센터에서 다루는 상품의 물성과 물동량 데이터를 제공하면 에이딘로보틱스는 상품을 집고 옮기는 피스피킹 로봇 솔루션을 개발해 공급하는 방식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의약품 유통망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손잡고 사업 교두보를 마련하기도 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0월 약국 경영 플랫폼 바로팜에 10억 원을 투자했다.
바로팜은 통합 주문부터 반품, 품절 입고 알림, 커뮤니티 등 약국 경영 서비스를 운영한다. 전국 80%에 달하는 약 2만 개 약국이 바로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바로팜과 의약품 물류 전담 계약을 체결하고 자사의 콜드체인 인프라를 활용한 협업 사례를 앞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이처럼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는 CJ대한통운은 CJ그룹이 계열사와 함께 진행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오벤터스'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2019년부터 오벤터스를 통해 △마로로봇테크(2019년) △동우엔지니어링(2020년) △리드포인트시스템(2020년) △컴트루테크놀로지(2020년) △모션투에이아이코리아(2021년) △글래스돔코리아(2022년) △오믈렛(2024년) 등 7개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기술검증(PoC)을 실시했다.
해당 스타트업들은 물류 산업에서 CJ대한통운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해 선발됐다. 이들을 대상으로 지분 투자가 이뤄진 적은 없지만 PoC 과정을 통해 실제 협력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CJ대한통운에 따르면 오벤터스를 통해 발굴한 스타트업 중 1곳은 군포 풀필먼트센터에서 디지털트윈 구현 프로젝트를 일부 수행하기도 했다.
CJ대한통운은 선도적인 물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유망한 테크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오벤터스 대상 기업이 물류 현장에 도입할 수 있는 기술들을 지속 개발할 시 협업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CJ대한통운은 물류 스타트업 외에도 벤처투자조합에 활발히 출자하고 있다. 지난해 CJ인베스트먼트와 KB증권이 결성한 '케이비-씨제이 벤처펀드 제1호'에 21억 원을 출자한 것을 비롯해 2023년에는 '씨제이이노베이션펀드', '신한씨제이 기술혁신펀드 제1호' 등에 출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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