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호 박주평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28일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 회장은 중국 현지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해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잇달아 만나는 등 광폭 행보를 벌였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6박 7일 동안의 올해 첫 해외 출장을 마쳤다. 이 회장은 김포공항에서 '잘 다녀왔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중국 출장 소감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다.
23일부터 이틀 동안 열린 고위급 중국발전포럼(CDF) 참석차 중국 출장길에 올랐던 이 회장은 이날 글로벌 CEO들과 함께 시 주석과 만났다. 이 회장이 시 주석과 만난 것은 2015년 3월 중국 보아오포럼 당시 기업인 간담회 이후 10년 만이다.
시 주석은 면담에서 중국에 대한 투자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면담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와 메르세데스-벤츠, 페덱스, 퀄컴, HSBC, 히타치, 사우디 아람코 등 CDF에 참석한 글로벌 기업인들이 함께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참석한 40여명의 기업인들도 발언했다고 한다.
지난 22일 출국, 이레 동안 중국에 머문 이 회장은 시 주석 외에도 다수의 글로벌 CEO와도 만나 협력을 모색했다.
이 회장의 이번 글로벌 행보를 두고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 매출만 64조 9275억 원에 달한다.
또한 글로벌 기업 간 협력 강화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회장은 아몬 퀄컴 CEO와 함께 샤오미의 자동차 공장을 찾아 레이쥔 샤오미 회장과 만났다. 삼성전자는 자회사 하만을 통해 디지털 콕핏(운전석 및 조수석의 전방 영역) 플랫폼 등의 다양한 전장 설루션을 완성자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는데 최근 전기차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샤오미는 잠재 고객사로 꼽힌다. 이 회장은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인 비야디(BYD)의 광둥성 선전 본사도 찾아 왕촨푸 회장과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이번 중국 방문을 시작으로 글로벌 행보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를 했지만 이 회장은 9년간 옥죈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에 대해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사실상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장은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 계열사 임원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에서 '위기'를 진단하고 대대적인 쇄신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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