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차(005380)그룹이 2027년 말까지 레벨2+ 단계의 자율주행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하겠다는 로드맵을 공개했다.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서 다소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청사진을 내놓으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최적화와 대규모 학습 인프라를 통해 자율주행 성능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국내외 개발자들을 초청해 개발자 콘퍼런스 'Pleos 25'(플레오스 25)를 개최했다.
행사에서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송창현 사장은 키노트 연설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 '아트리아 AI'를 공개했다. 아트리아 AI는 HD맵 없이 도로 형상과 상황을 인지해 작동한다. 경제성, 확장성, 효율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설계했다고 송 사장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율주행 기술 적용 로드맵을 밝혔다. 2026년 3분기 SDV 페이스카(기술 검증을 위한 소량 생산 차량)에 적용하며, 2027년 말 양산차에 레벨 2+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레벨 2+'는 운전자가 전방 주시만 하고 사실상 차가 스스로 움직이는 단계를 말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행사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한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자율주행과 SDV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자율주행 기술 구현을 위해서는 고도화된 소프트웨어가 필수다. 이 과정에서 카메라, 라이더, 레이더 등 다양한 센서를 통해 습득한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있어야 한다.

이날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기술 적용 로드맵을 공개하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서 열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아서다.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과 모셔널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가이드하우스가 발표한 '2024 자율주행 기술 순위'를 보면 모셔널은 15위다. 1년 전보다 10계단 하락한 수준이다. 가이드하우스는 매년 전 세계 자율주행 기업의 전략적 방향성과 실행 역량을 평가해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올해 1위는 미국의 웨이모며, 2위는 중국의 바이두다.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은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0~레벨5 등 총 여섯 단계로 나뉜다. 대다수 업체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으로 불리는 레벨2 단계의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가 미국에서 레벨3 수준 기술을 탑재한 차량을 판매하며 상용화에 나섰다. 최근 지커 등 중국 전기차 업체도 레벨3 기술을 하나둘 공개했다.
당초 현대차그룹은 2023년 레벨3 적용 상용화 차량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상용화 적용 시기는 계속 늦어졌고, 이날 2027년 말 레벨2+ 수준의 기술을 탑재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된 것이다. 레벨2+ 수준은 테슬라의 인공지능(AI) 기반 주행보조시스템인 FSD 정도로 볼 수 있다. 차량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지만, 운전자의 모니터링은 필요한 단계다.
송창현 사장은 "자율주행 개발은 대규모 학습 인프라가 필요한데 우리는 올해 3500대 GPU 노드를 확보했다"며 "향후 지속적인 최적화로 더 적은 GPU로 빠른 학습이 가능하도록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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