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고려아연(010130) 경영권 분쟁 분수령이 될 정기 주주총회가 노동조합의 시위와 시스템 점검으로 지연되고 있다. 주총은 28일 오전 9시부터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10시15분 현재에도 주주들이 입장하지 못하고 있다.
주총장 주변은 아침 일찍부터 전운이 감돌았다.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고려아연 노조가 주총장 근처에서 MBK파트너스·영풍(000670) 측을 규탄하는 시위에 나서면서다.
고려아연 노조는 이날 오전 주총이 열리는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 앞에서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시도하는 MBK·영풍을 비판하는 내용의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절대 고려아연을 제2의 홈플러스로 만들 수 없다"는 플래카드나 "국민도 등 돌린 MBK" 등의 피켓을 든 채 주총장 근처를 에워쌌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을 지지하고 있는 노조는 지난 1월 임시 주총에서도 시위를 진행하며 MBK·영풍에 날을 세운 바 있다.
고려아연 노조는 이어 주총장 입구 앞에서도 "국가산업에서 철수하라" "MBK의 약탈 행위로 노동자는 피눈물"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MBK는 물러가라" 등의 구호도 외치기도 했다.
이날 홈플러스 노조도 "홈플러스 회생 MBK가 책임져라"라는 플래카드를 들며 고려아연 노조와 뜻을 함께했다. MBK는 최근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최대 주주다.
이날 주총에선 MBK·영풍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이사 후보 선출, 이사 수 19인 상한 등의 안건을 두고 표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MBK·영풍의 지분은 46.7%로 약 39%로 알려진 최윤범 회장 측에 앞선다. 다만 최 회장 측은 이날 영풍과 고려아연 간 순환 출자 고리를 근거로 영풍 지분을 제한할 예정이다.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은 지분율 10% 이상일 때 적용된다. 영풍은 전날 정기주총에서 주식배당을 실시하며 고려아연 자회사 선메탈홀딩스(SMH)가 보유한 영풍 주식 지분율을 10% 미만으로 낮췄다.
하지만 고려아연은 이날 케이젯정밀(구 영풍정밀)이 보유한 영풍 주식을 일부 넘기며 영풍에 대한 지분을 10% 이상으로 회복시켰다. 이에 따라 상호주 제한에 따른 의결권 제한은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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