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내부 균열 '봉합' 수순…'원팀' 선언, 수출 전선 재정비

한화·LIG넥스원 이라크 '천궁-Ⅱ' 원팀…HD현대·한화오션 수출 MOU
수출 확대·오너3세 경영 '내부경쟁'…G2G 산업 '정부 컨트롤타워' 중요

천궁-Ⅱ 지대공유도탄의 발사를 준비하는 모습.(합동참모본부 제공) 2024.11.6/뉴스1
천궁-Ⅱ 지대공유도탄의 발사를 준비하는 모습.(합동참모본부 제공) 2024.11.6/뉴스1

(서울=뉴스1) 박기범 김예원 기자 = 'K-방산' 내부 균열이 봉합 수순으로 접어들었다. 이라크 '천궁-Ⅱ'(M-SAM2) 수출을 두고 갈등을 벌였던 LIG넥스원과 한화가 화해했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갈등을 매듭지었다.

다시 '원팀'을 구성해 글로벌 방산 시장 공략에 나선 점은 고무적이다. 다만 이런 갈등은 앞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남아 있어 방위사업청을 비롯한 정부의 중재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라크 천궁-Ⅱ·KDDX 갈등 끝내고 '원팀' 선언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라크 '천궁-Ⅱ'(M-SAM2) 수출을 두고 갈등을 벌였던 LIG넥스원과 한화는 전날(24일) 방위사업청 주관 수출 현안 간담회에서 수출 성공을 위해 '원팀'을 구성하고 실무협의를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천궁-Ⅱ는 항공기는 물론 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는 방어체계다. LIG넥스원(079550)은 미사일과 통합체계를 담당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발사대와 차량을, 한화시스템(272210)은 탑재 레이더를 생산한다.

이번 수출 계약은 LIG넥스원이 단독으로 맺었는데 한화와 가격, 납기 등에 대한 사전 협의가 없어 양측이 갈등을 빚었다. 최근에는 한화가 제시한 가격을 두고 LIG넥스원은 비싸다, 한화는 합리적이라고 맞섰다.

LIG넥스원이 국방과학연구소 측에 한화 측 기술이 담긴 '천궁-Ⅱ' 지식재산권 이전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LIG넥스원은 사실무근이라고 이를 일축했다.

2030년까지 7조 8000억원을 투입하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두고 갈등을 빚었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도 이날 방위사업청과 상호 협력을 골자로 하는 함정 수출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원팀'을 선언했다.

두 회사는 KDDX를 둘러싸고 갈등을 거듭했다. 이 과정에서 호주 호위함 사업에 두 회사는 각각 도전장을 내밀었다 떨어졌다. 양사의 갈등이 부정적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당시 경쟁사인 일본, 독일은 국가별 단일팀 형태로 참가했다.

내부 갈등 '수출 경쟁력 악화'…정부 컨트롤타워 중요

방산 업계의 '원팀' 선언은 자칫 국내 기업 간 갈등이 K-방산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갈등이 불거질 경우 수입국 입장에선 불안감을 느껴 계약을 꺼리게 된다. 계약이 체결되더라도 수입국이 업체 갈등으로 인한 계약 무산 가능성을 이유로 가격 협상 등에서 우위를 점할 경우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업계는 이런 갈등이 노출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K-방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언론보도를 해외에서도 많이 참고한다"며 "국내의 갈등이 보도될 경우 외국에서 K-방산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K-방산 갈등은 내수 중심 산업에서 수출산업으로 영역이 커지면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과거 국내 방산 업체의 주 거래처는 우리 정부로, 정부 발주에 따라 생산하면 됐다. 하지만 수출산업이 되면서 상대국의 요구 사항 반영,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이해관계 충돌 등으로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3세 경영시대를 앞두고 각 회사 오너들의 실적 경쟁도 갈등의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구본상 LIG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UAE에서 열린 IDEX 2025에 직접 참여해 수출 전략을 진두지휘하는 등 방산 경영 전면에서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펼쳤다.

업계에서는 이런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갈등 중재를 넘어 최근 정국 불안, 유럽의 K-방산 견제,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 등장 등 방산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근의 정국 불안 역시 정부 역할을 더욱 중요하게 만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방산은 기본적으로 정부 간 거래 성격이 강하다"며 "정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수출전선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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