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균일가 생활용품 기업 ㈜아성다이소(다이소)가 지난해 4조 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2015년 매출 1조 원을 넘은 지 약 9년 만에 4배가량 성장한 것이다.
최근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高)'의 영향으로 불경기가 지속돼 '짠물 소비'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데다 사업의 영역을 뷰티,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확장해 나가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 견조한 실적을 내는 데 성공했다.
15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액은 1년 새 14.7% 신장한 3조 9689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1.8% 증가한 3711억 원, 당기순이익은 23.5% 신장한 3094억 원을 기록했다.
다이소는 창업주 박정부 회장이 1992년 아성산업을 설립한 후 1997년 국내 최초의 균일가 생활용품 판매 업체인 아스코이븐프라자 1호점을 열면서 시작됐다.
2001년 일본에서 100엔샵 다이소를 운영하는 다이소산교로부터 약 4억엔(38억원)을 투자받아 사명을 아성다이소로 변경했다.
한때 '일본 기업'이란 낙인이 찍혀 불매운동까지 일었지만, 2023년 아성다이소 최대 주주인 '아성HMP'가 일본 다이소산교가 보유한 지분 34.21%를 약 5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완전한 토종 기업이 됐다.
2001년 당시까지만 해도 매출액이 204억 원 수준에 불과한 중소기업이었던 다이소가 급격히 성장하기 시작한 시기는 2010년대다. 다이소는 2007년 1000억 원 매출을 올린 지 불과 4년 만인 2011년 매출이 5000억 원으로 5배 늘었다.
2015년엔 매출 1조 원을 달성한 데 이어 2019년 2조 원을 돌파한 후 매해 꾸준한 신장세를 유지하다 4년 만인 2023년 3조4605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3조 원' 고지를 밟았다.
업계에서는 다이소의 성장 속도를 볼 때 지난해 매출액이 4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했지만, 결국 넘진 못했다. 그럼에도 4조 원에 육박한 실적을 올리면서 유통업계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게 됐다는 평가다.

다이소가 빠르게 성장한 요인으로는 단연 '박리다매' 방식으로 유지한 '균일가'가 꼽힌다.
다이소는 창업 이래 1000원 이하 상품 비중을 50% 이상, 2000원 이하 상품 비중을 80%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상품 가격도 사업 초기 결정한 6개 카테고리(500·1000·1500·2000·3000·5000원)만 고수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더해 판매 영역을 뷰티, 건강기능식품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장하며 '없는 게 없는' 다양성을 추구한 전략도 주효했다.
이 과정에서 브이티코스메틱의 'VT리들샷'이 품절될 정도의 돌풍을 일으키고, 올리브영과 함께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지로 떠오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오프라인 매장 수를 지난해 기준 1500여 개로 빠르게 늘리며 고객과의 접점을 더욱 확대하는 동시에 온라인에선 당일 배송에 이어 휴일 배송 서비스를 추가하며 배송 역량까지 강화했다.
매출이 늘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서 매출 원가율이 감소해 수익성까지 높일 수 있었다.
다이소 관계자는 "올해에도 다양한 상품과 높은 품질, 가성비 높은 '균일가 상품'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 매장과 물류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사업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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