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쿠팡이츠가 입점 매장 대상 '포장수수료 무료' 지원을 내년 3월까지 지속한다고 선언하면서 포장수수료 무료 정책을 유료로 전환한 배달의민족과 반대되는 행보를 보였다.
포장 수수료의 경우 배민 외에 요기요는 7.7%를, 공공배달앱 먹깨비는 배달과 동일한 1.5% 수준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쿠팡이츠만 포장수수료 무료 지원을 지속하는 상황이다.
쿠팡이츠는 입점한 모든 매장을 대상으로 포장주문 서비스에 대한 중개수수료 무료 정책을 내년 3월까지 연장해 상생 지원에 나선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2023년부터 계속되어 온 공정위 배달앱 분야 자율규제를 통한 성과다. 포장주문 서비스를 이용하면 외식업주들은 배달비가 없는 데다 중개수수료까지 무료로 지원받아 부담은 대폭 경감하면서도 수익성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배달의민족은 내달 14일부터 포장 주문에 대해서도 6.8%의 중개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할인 혜택, 업주 지원 등 연간 약 300억 원을 투자해 포장주문 서비스활성화 계획을 제시했다.
하지만 업주들 사이에선 "결국 수익화를 위해 수수료 수익을 더 높이겠다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방문 포장까지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면 가맹점과 소상공인은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수수료 부담이 클수록 자영업자들은 배달보다 방문 포장을 활성화하려 할 텐데 여기까지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포장 주문은 업주들의 주요 수익원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는 더욱 크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실시한 외식업 점주 설문조사 결과 배달앱 매출 중 포장 주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31.5%에 달한다.
단체는 "포장 주문에도 추가적인 중개 수수료가 부과되면 외식 물가가 상승하고 소비자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배민은 "포장 주문도 배달 중개와 동일하게 운영·개발 비용이 발생하는데도 수수료를 무료로 유지해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투자 구조가 마련되지 않았고 성장이 더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비용 투자없이 포장서비스 제공이 불가한 만큼 수수료를 받지 않으면 수익 포기 이상으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라 쉽지 않은 결정인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경기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는데 배민이 경영난을 겪는 것도 아니고 상생안을 발표한 직후 포장 수수료 정책을 내놓는 것은 모순적이고 왜 지금 이런 결정을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날 선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이정문 의원은 "배민의 포장 주문 마케팅 300억 원 투자는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비열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2021년 기준 대외적으로 공개된 배민 거래액은 약 15조 원으로 포장 주문이 상점 전체 주문의 약 10%를 차지한다 해도 포장 거래액은 1조 5000억 원 정도"라며 "여기서 얻는 6.8% 포장 수수료에 따른 수익은 무려 1020억 원으로 추정할 수 있다. 300억 원이 투입된다 해도 최소 700억 원을 고스란히 가져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19일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를 만나 배달 플랫폼 '배달의 민족'의 수수료 인상 문제를 지적하고 자영업자 단체와의 대화를 촉구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