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모든 채권 반드시 상환"…의혹·불안 해소에는 역부족(종합2보)

"현재 3400억원 상거래채권 상환 완료…현금은 1600억"
"MBK, 주주로서 권리 내려놓을 것"…사재출연은 무응답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과 임원들이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5.3.1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과 임원들이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5.3.1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윤수희 기자 = 홈플러스가 최근 기업 회생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협력사·입점주·채권자 등 모든 관계자에게 사과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모든 채권을 변제해 누구도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회생 신청을 신용등급 하락 이전부터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선 부인했고, 메리츠금융그룹의 대출금 상환에 대해선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홈플러스의 회생에 대해 MBK파트너스 측이 의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시장 불안을 해소할 만한 새로운 내용 없이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주장만 펼쳤다는 비난도 제기된다.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은 14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회생절차로 불편을 겪고 있는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피해와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루빨리 회사를 정상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지난 6일부터 순차 지급 중인 상거래채권의 지급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 13일까지 상거래채권 중 3400억 원을 상환했으며, 대부분의 영세업자 채권은 곧 지급 완료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13일 기준 현금 시재가 약 1600억 원이며 영업을 통해 매일 현금이 유입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잔여 상거래채권 지급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 사장은 "협력사와 임대점주께 지불해야 하는 상거래채권은 순차적으로 지급하고 있다"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두 지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만 대기업과 브랜드 점주들의 채권은 중소상공인에 대한 변제 이후에 상환하겠다는 입장이다. 조 사장은 "현실적으로 모든 채권을 일시 지급하는 건 어려워 소상공인과 영세업자 채권이 우선순위"라며 "대기업이 조금만 양보해 준다면 분할상환 일정에 따라 반드시 모든 채권을 상환하겠다"고 강조했다.

본문 이미지 - 김광일 홈플러스 부회장과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이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임원의 회생절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5.3.1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김광일 홈플러스 부회장과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이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임원의 회생절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5.3.1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신용등급 떨어진 뒤 회생 신청…개인투자자 전액 변제"

홈플러스 측은 회생절차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에 대해선 부인했다. 김광일 홈플러스 부회장은 회생 신청을 신용등급 하락 이전부터 준비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저희가 사전에 준비한 건 없다"며 "신용등급이 떨어진 게 확정된 뒤 (회생절차 신청을) 긴급 검토해 연휴 기간 중 의사결정 해 신청했다는 게 명확하다"고 주장했다.

이성진 재무관리본부장도 "지난달 25일 오후 4시에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하락을 처음 통보받고 26일 바로 재심사를 요청했다"며 "825억 원에 대한 매입채무유동화는 24일에 모든 게 끝난 상태였다. 신용등급 하락과 전혀 상관없이 발행된 상태였다"고 강조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의 대출금 상환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 부회장은 "2500억 원 중에 850억 원가량 상환 완료했고 현재 부동산 매각 계약이 체결돼 800억~900억 원 상환될 것"이라며 "2500억 원을 상환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부채 상황에 대해선 "메리츠금융그룹에 1조 2000억 원이 조금 넘는 채무가 있다"며 "후순위 담보권자인 증권사에 1500억 원, 나머지는 매입채무 유동화나 기업어음 등 단기유동성 부채가 7000억~8000억 원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부회장은 자산유동화증권을 상거래채권으로 인정해달라는 요구가 있다는 질문에는 "저희가 직접 유동화한 게 아니며, 채무자의 입장이라 상거래채권인지 금융채권인지 판단할 수가 없다"며 "이 거래가 정확히 어떻게 된 것인지 법원에 신고할 생각이며 법원에서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투자자 채권에 대해선 변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회사는 유동화 과정에 관여한 바가 없다"면서도 "원칙적으로는 물품대금을 구매한 게 유동화된 것인 만큼 홈플러스 채권자들이다. 그분들도 회생절차 내에서 원금이 전액 결제될 수 있게 한다는 목적을 갖고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생절차에 따라 점주들의 임대료가 재조정될 수 있는지 "아직 정해진 입장이 없다"며 "보통 월말에 임대료를 지급하는데 이 부분은 실사받고 있으며, 채권 신고를 받는 과정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본문 이미지 -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과 임원들이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2025.3.1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과 임원들이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2025.3.1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MBK, 주주로서 권리 내려놓을 것"…사재 출연에는 무응답

회사 측은 MBK파트너스 측에 회생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홈플러스가 부도가 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유통업체는 부도가 나면 급전직하로 무너진다"라며 "부도나기 전에 회사가 정상 영업을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 회생절차다. 주주의 권리를 내려놓고 최대한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김 부회장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사재 출연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주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면서도 "이 자리에선 답변할 수 없어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과 조 사장은 오는 1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리는 홈플러스 사태 관련 현안 질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오는 6월 3일까지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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