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취임 100일을 맞은 허서홍號 GS리테일(007070)이 '160만 명 고객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핵심 사업인 편의점사업부(GS25)를 시작으로 홈쇼핑사업부(GS샵)까지 확대되면서 이미지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추가 유출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계열사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2025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첫 수장에 나선 허서홍 대표의 취임 100일을 앞두고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허 대표의 경영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최근 불거진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지난달 24일 최고 경영진을 중심으로 '정보보호 대책 위원회'를 꾸리고 사고 수습에 나섰다. 이는 허 대표가 직접 진두지휘한 것으로 확인됐다.
GS리테일은 지난 1월 편의점 홈페이지에서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인지한 후 정부 기관 조사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자사가 운영 중인 모든 홈페이지 분석(로그)으로 확대했으며 GS샵에서도 동일한 수법으로 약 158만 건의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사안이 엄중한 만큼 전 사업부에 대해 면밀하게 파악했으며 회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범위 내 모든 검토를 진행해 더 이상 유출 사고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허 대표를 중심으로 IT 등 각 사업부 본부장까지 위원회를 구성해 수습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로 '유통 강자' 이미지 타격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GS리테일은 보안 조직 강화와 해당 시스템 투자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GS리테일 측은 "외부 자문사를 통해 수습하며 보안 관련 조직을 격상시키는 등 거버넌스(governance)를 바꿀 계획"이라면서 "특히 사고 수습까지 허 대표가 직접 나설 예정으로, 위원회를 이사회에 편입시키는 안도 예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허 대표가 사고 수습 전면에 나서고 있는 배경으로 이번 사고의 중대함과 위기감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대표 취임 첫해인 만큼 '고객 리스크'는 향후 사업 전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허 대표는 지난해 11월 27일 '책임 경영'이라는 중책을 맡으며 허연수 전 부회장에 이어 GS리테일 수장에 올랐다. 무엇보다 GS리테일이 '오너가(家) 4세 등판'이라는 이른 세대교체에 나선 배경은 본업인 편의점의 시장 점유율 경쟁과 사업부 전반으로 실적 반등이 절실하다는 점이다. 신성장 동력 발굴과 투자전략을 지휘해 온 허 대표가 등판된 이유다.
사업 중추인 GS25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년 새 10.9%(1946억 원) 감소했다. 무엇보다 GS리테일은 최근 5년 새 경쟁사인 BGF리테일(CU)의 추격으로 매출 격차가 800억 원대까지 좁혀졌다.
최근 실적 추이에서 보면 매출 순위가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이미 BGF리테일(2516억 원)이 앞서고 있다. 점포 수도 CU(1만8458점)가 GS25(1만8112점)보다 많다.
투자를 단행한 쿠캣, 요기요 등 적자 신세를 지고 있는 신사업에 대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도 필요한 상황이다.
GS리테일은 허 대표 출범 후 사업부 전반 개편 등 경영 쇄신에 나서고 있다. GS25와 GS더프레시 배송 강화를 위해 플랫폼BU 산하 O4O 부문에 퀵커머스실을 승격했으며, 홈쇼핑과 모바일 조직을 통합해 '통합채널사업부'로 재편해 온라인 커머스 강화에 나섰다. 사업지원부 역시 경영전략SU를 전략본부, 경영지원본부로 나눠 전문화에 힘주고 있다.
허 대표는 "철저한 성과주의와 경영능력 검증된 리더"를 앞세우며 등판한 만큼 리스크 해결과 실적 모멘텀 확보는 경영 평가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수익성 중심의 사업 재정비 전략으로 그 어느 해 보다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예정"이라면서 "무엇보다 이번 사고에 대해 철저한 대응으로 '환골탈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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