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지난해 첫 매출 40조원 고지를 밟은 쿠팡의 국내 직고용 인력이 8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 둔화 흐름 속에서도 수도권은 물론 경상도·전라도 등 지방에 창출하는 고용 인력의 증가폭이 빨라져 일자리 시장에서의 '쿠팡 효과'를 점차 키우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은 지난해 매출이 41조2901억 원(302억6800만 달러)으로 전년(31조8298억 원) 대비 29% 올랐다고 2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26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6023억 원(4억3600만 달러·분기별 평균 환율 적용)으로 전년 대비 2.4%, 영업이익률은 1.46%로 전년(1.94%) 대비 0.5%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940억 원(6600만 달러)으로 1년새 95% 급감하고 순이익률은 0.2%에 그쳤다.
지난 4분기 덕평 물류센터 화재보험금(2441억원)이 유입되면서 이익 증가를 견인했지만 알리·테무 등 중국 e커머스 진출에 따른 경쟁과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1628억원), 글로벌 진출 파페치 인수 등의 영향이 수익성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쿠팡은 직고용 인력을 1만 명 이상 늘렸다. 당장 취업이 어려운 2030 세대 청년들은 쿠팡이 성장할수록 일자리가 더욱 늘어나 국내 고용 시장에서 쿠팡의 존재감이 갈수록 커진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쿠팡과 물류과 택배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쿠팡로지스틱스의 합산 직고용 인력은 2023년 말 6만9057명에서 2024년 말 8만89명으로 8만 명대를 돌파했다.
쿠팡의 일자리 창출 규모는 삼성전자(12만5593명)에 이은 2위 수준으로 현대차(6만9285명)보다 많고, 삼성전자(4716명), 현대자동차(858명), 엘지전자(635명), SK하이닉스(493명) 등 주요 기업들의 지난해 일자리 증가 인원과 대비된다.
물류업계에서는 쿠팡이 지난해 신규 채용한 직고용 인력의 상당수는 2030세대 청년층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비서울 지역 쿠팡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2030대 청년 직고용 인력(일용직 제외)은 1만5000명으로, 경상도·전라도·충청도 지역 전체 물류센터 인력의 51%에 이른다.
수도권 쿠팡 물류센터의 청년 비중(40%)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대학원장은 "지방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체가 적은 상황"이라며 "쿠팡의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 지역에 집중되는 것이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했다.
통계청도 지난해 20대 이하 운수창고업 일자리 증가 요인으로 쿠팡 로켓배송을 뽑았다. 지난해 2분기 20대 일자리는 도소매업(2만1000명), 제조업(8000명) 등 전 분야에서 감소해 1년 만에 13만4000여개 줄었다.
반면 운수창고업(1000명 증가)만 일자리가 유일하게 늘었는데, 이런 흐름은 작년 3분기에도 이어졌다. 운수창고업(2000명)은 일자리가 늘었지만 제조업(1만명), 도소매업(2만2000개) 등 다른 분야 일자리는 줄었다.

쿠팡의 직고용 일자리는 주5일이 보장되고 연차(15일)를 자유롭게 쓸 수 있고 출퇴근 셔틀버스가 전국에서 무료로 제공된다. 근무자 본인과 가족 대상으로 실손보험과 건강검진이 제공되고 임직원의 건강상담을 돕는 '쿠팡케어' 프로그램도 참여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가 첫 취업까지 걸린 기간은 11.5개월로 1년 가까이 걸리지만 쿠팡은 학력이나 나이 등 조건 없이 의향만 있으면 즉시 취업이 가능하다.
쿠팡은 10년 이상 6조 원 이상의 누적적자를 내는 상황에도 고용 인력을 2017년 1만3452명에서 2020년 4만9915명, 2022년 5만5666명으로 계속 늘리면서 이익을 못했지만 최근 유통업계 최초로 장애인 e스포츠 선수 채용을 본격화하며 일자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3조 원을 지방 물류망에 투자, 직고용 일자리 1만 명을 추가로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 충북 제천과 경북 김천 물류센터 관계자는 "서울이나 강남 IT 에 이어 내년에 부산·울산 등에 물류센터 건립을 늘리면 고용 인력은 9만 명대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유통업계 ·금융 사무직종과 직접 비교할 수는 없어도 조건을 보지 않고 취업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일자리란 의미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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