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최근 고물가로 인해 설 선물 트렌드에 뚜렷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계속되는 물가 압박으로 실속형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가성비'를 중시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는 한편, 일부 소비자들은 고급화된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선택하며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2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설 선물 시장에서 가성비를 강조한 제품군이 눈에 띈다. CJ제일제당(097950)은 3만 원 이하의 실속형 선물세트 물량을 전년 추석 대비 14% 확대했다. '특별한 선택 T-2'와 '비비고 토종김 1호' 등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1만 원대 실속형 상품들이 대표 제품군이다.
대상(001680) 역시 가성비 선물을 준비했다. 들기름 파래김과 고급유 등 실용적인 품목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를 1만~2만 원대에 선보였다. 동원F&B(049770)의 경우 실속형 선물세트 물량을 20% 이상 확대하며 동원참치·리챔 같은 기본 품목에 참치액·참기름 등을 포함한 종합세트를 3만 원 이하로 판매한다.
이 같은 현상에 한국식품산업협회도 다음 달 4일까지 국내 식품기업 16개 사와 함께 인기 품목 등 850여개 제품에 대해 최대 50% 할인 및 원 플러스 원 혜택을 제공한다. 행사 참여 기업은 농심·대상·오뚜기·팔도·풀무원·CJ제일제당·SPC그룹 등으로 가공식품·설 선물세트·디저트 등을 할인가에 판매한다.

이처럼 계속되는 고물가 현상에 소비자들은 실용적이면서도 합리적인 가격대의 상품에 지갑을 열고 있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2024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3% 상승하는 등 서민 물가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022년(5.1%), 2023년(3.6%) 대비 상승 폭이 둔화됐으나, 여전히 물가 안정세와는 거리가 멀다.
물론 일부에선 여전히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찾는 수요도 여전히 존재한다. CJ제일제당의 경우 10만 원대 프리미엄 선물세트 '블랙라벨'을 선보였다. KGC인삼공사 정관장은 20만 원이 넘는 고가 선물세트 '다보록 감사 정(貞)편'을 출시하며 고가 상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물가 상승 압박으로 합리적인 가격대로 책정된 가성비 설 선물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다만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서민들은 가성비 설 선물을 찾고 있지만 고소득층 사이에서는 고가의 선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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