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주현 기자 = 조직 문화와 인사 혁신을 예고한 이재현 회장이 장고 끝 '변화'와 '안정'을 모두 챙기는 결단을 내렸다.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전원을 유임하며 안정속 실행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임원직급을 통폐합하며 역대 최다인 53명을 승진시키는 '선물'을 안겼다.
특히 신규 임원중 MZ세대(1980년 이후 출생)가 전체의 15%에 달하는 '파격'으로 나이와 성별, 직급을 허무는 혁신도 단행했다. 내부 구성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미래 비전 실행을 위해 속도를 내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계열사 대표 전원 유임 "안정속 실행력 강화"
CJ는 주요 계열사 CEO 전원을 유임하고 53명의 신임 임원(경영리더)을 승진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한 2022년 정기임원인사를 1월 1일자로 단행한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23일 역량과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고 인재의 조기 발탁과 빠른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6개 임원 직급을 '경영리더'로 통합하는 '임원직제개편안' 발표 이후 두번째 혁신이다.
중기 비전 실행을 뒷받침하는 것과 동시에 인재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신임 경영리더 수는 2020년 19명, 2021년 38명에 비해 승진 폭이 대폭 늘어난 53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중 30대 임원 4명을 비롯해 1980년 이후 출생자, 이른바 MZ세대 임원도 총 8명으로 전체의 15%에 달한다.
여성 신임 임원도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임원인사에서는 8명을 넘어 총 11명의 신임 여성임원이 탄생했다. 이 역시 전체의 21%에 달해 성별에 관계없이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조직문화 확산을 강조해 온 이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사업 부문별로는 △글로벌(11명) △전략기획(6명) △신사업(5명) △e커머스·IT/디지털(4명) 에서 다수 배출됐다. 그룹 미래성장을 위해 CJ그룹이 주력하고 있는 대표 분야로 성과를 낼다면 고위 직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평가된다.

◇이선호 임원 승진, 경영능력 평가 받는다
승진자 명단에는 이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도 이름을 올렸다. 2012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를 졸업한 이 담당은 지난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했다.
지난해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담당으로서 비비고를 포함한 CJ제일제당 주력 제품 실적을 견인했으며 K-푸드 제품 인지도를 높인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번 인사에서 식품성장추진실 식품전략기획1 담당을 맡으며 향후 미주 중심 글로벌 성장 전략을 구상하며 식물성 육류와 같은 미래 글로벌 식문화 사업을 이끌 예정이다.
이 담당은 승진과 동시에 경영능력을 평가 받는 무대에 서게 됐다는 평가다. CJ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글로벌비즈니스를 맡으면서 대내외 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특히 내년 국내와 해외 사업 업무를 분리하며 글로벌사업을 담당하는 만큼 이 담당의 역할은 더욱 중요도가 높아졌다.
CJ는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내년 초 계열사별 조직개편과 팀장급 인사 등 후속조치를 진행한 뒤 이 회장이 밝힌 그룹 비전 달성을 위해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CJ 인사는 계열사 대표가 대부분 유임되는 '안정'과 조직 개편 등 '변화'가 조화를 이룬 인사로 평가된다"며 "이를 바탕으로 오너가 요구한 '새로운 CJ'로 변신 데드라인이 2023년인 만큼 공격적이고 속도감 있는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jhjh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