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수출 절반 미국인데"…현대차·기아·한국GM '고심'(종합)

트럼프 행정부, 수입차에 일괄 25% 관세 부과
작년 대미수출 현대차·한국GM·기아 순으로 많아

27일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철강·알루미늄에 이어 미국에 수입되는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오는 4월 3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2025.3.2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27일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철강·알루미늄에 이어 미국에 수입되는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오는 4월 3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2025.3.2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수입차를 대상으로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내달 2일 발효되면 그간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였던 한국산 자동차도 25%의 관세를 맞게 된다. 전체 자동차 수출 물량의 절반을 미국에 보내는 국내 완성차 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체 판매의 80% 이상을 미국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GM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도 미국 공장을 추가로 완공했지만, 앞으로도 미국 현지 수요의 30% 이상은 한국 공장에서 충당해야 한다.

27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체가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한 자동차는 278만 대로 이 가운데 143만대(51%)가 미국으로 향했다. 업체별 미국 수출 물량은 △현대자동차 63만 대 △한국GM 41만 대 △기아 37만 대순이었다. 르노코리아와 KG모빌리티, 타타대우는 미국 시장에 진출하지 않아 관련 수출 물량이 전무했다.

수출 효자 한국GM '트랙스 크로스오버'…25% 관세 부과 시 4500만 원대로

미국 수출 의존도가 가장 높은 업체는 한국GM이다. 지난해 49만 대를 판매한 한국GM은 국내에서 2만 대밖에 팔지 못했다. 나머지 47만 대는 모두 해외 시장에서 팔았는데, 미국 시장이 41만 대로 가장 많았다. 전체 판매량의 83%, 해외 판매량의 88%를 미국 시장에 의존한 셈이다. 한국GM 미국 판매 물량은 모두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했다.

수출 차종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2종이다. 두 차종 모두 2만 5000달러(약 3600만 원) 안팎의 저렴한 가격에 미국에서 인기가 많아 지난해 국산 승용차 수출 부문 각각 1·4위 차종에 오르기도 했다.

그 덕분에 한국GM은 2022년 9년 만에 흑자 전환한 이후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미국 판매 물량 모두 트럼프 행정부의 25%에 직면하게 되면서 올해 실적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관세가 모두 반영되면 두 차종의 가격은 3만 1000달러(약 4500만 원)에 이른다.

본문 이미지 - 한국GM이 생산하는 쉐보레 SUV '트랙스 크로스오버'<자료사진>(한국GM 제공). 2025.03.27.
한국GM이 생산하는 쉐보레 SUV '트랙스 크로스오버'<자료사진>(한국GM 제공). 2025.03.27.

현대차·기아 美 신공장 가동해도…최소 30% 한국 수출로 충당해야

현대차와 기아 역시 해외 판매에서 미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이다. 지난해 723만 대를 판매한 양사는 국내에서 124만 대를 판매했다. 나머지 598만 대는 모두 해외 시장에서 팔았는데 미국 시장이 170만 대로 가장 많았다. 전체 판매량의 23%, 해외 판매의 28%를 미국 시장에 의존한 셈이다.

다만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각각 미국 앨라배마주와 조지아주에 완성차 생산 공장이 있어 미국 판매 물량이 모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에 노출되는 건 아니다. 두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36만대, 34만 대씩 모두 70만대다. 지난해 말 조지아주에 완공한 신규 자동차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본격 가동되면 연간 50만대를 생산할 수 있다. 이를 모두 합하면 지난해 미국 판매량의 70%를 현지 생산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럼에도 미국 수요의 30%는 한국에서 조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한 HMGMA가 전기차·하이브리드차 전용 공장인 만큼 미국 내 내연기관차 수요에 따라 한국 수출 비중은 이보다 높아질 수도 있다. 신규 공장이 얼마나 빠르게 생산 물량을 늘릴 수 있는지도 관건이다. 김창호·최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25%의 관세과 확정될 경우 현대차·기아의 올해 영업이익 감소액은 총 8조 9650억 원으로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의 30%를 초과할 것으로 추산했다.

본문 이미지 - 현대차그룹이 26일&#40;현지시간&#41;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40;Ellabell&#41;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40;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41;’의 준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HMGMA에서 아이오닉9이 생산되는 모습. &#40;현대차그룹 제공, 판매 및 DB 금지&#41; 2025.3.27/뉴스1
현대차그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Ellabell)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의 준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HMGMA에서 아이오닉9이 생산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판매 및 DB 금지) 2025.3.27/뉴스1

르노코리아 '폴스타4' 美수출 차질…산업부 업계와 긴급 대책회의

르노코리아도 올해 수출 계획에 차질이 발생했다. 르노코리아는 한 달간 부산공장 가동을 멈추고 내연기관·전기차 혼류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중국 지리자동차의 전기차 자회사 폴스타가 만든 중형 SUV '폴스타4'를 연간 1만 대씩 생산하기 위해서다. 일부는 국내에서 판매한 뒤 나머지는 미국 시장에 수출한다는 게 르노코리아와 폴스타의 구상이었지만, 25% 관세로 가격 경쟁력이 줄어들었다.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안덕근 장관 주재로 현대자동차, 기아 등 국내 완성차 기업 및 부품 업체와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트럼프 행정부 관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산업부는 관계 부처와 함께 자동차 산업 비상 대책을 4월 중 마련해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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