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하루 만에 코스피 시장에서 112조 원 넘는 자금이 증발했다.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글로벌 관세 전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경기 침체 우려까지 커진 탓이다.
코스피 낙폭이 확대되자 8개월 만에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7.22포인트(p)(5.57%) 하락한 2328.20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23년 11월 1일(종가 2301.56) 이후 약 1년 5개월 만에 최저치다.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2조 914억 원 팔아치웠다.
외국인이 하루 만에 2조 원 넘게 '팔자'에 나선 것은 지난 2021년 8월 13일 이후 약 3년 8개월 만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외국인 2조 원 넘게 팔아치운 날은 모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증시 불안이 최고조에 달했던 때다.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2021년 02월 26일(2조 8174억 원) △2021년 5월 12일(2조 7005억 원) △2021년 8년 13일(2조 6926억 원) △2020년 11월 30일(2조 4278억 원) △2021년 5월 11일(2조 222억 원) 순으로 컸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1조 6745억 원, 2532억 원 각각 순매수했다. 개인과 기관이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모두 받아낸 셈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글로벌 관세 전쟁 불확실성 속에서 '달러 현금' 확보를 위한 외국인 투매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112조 원 넘게 증발했다. 지난 4일 종가 기준 2019조 8966억 원에서 이날 1907조 5915억 원으로 약 112조 3051억 원 줄었다.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이날 오전 9시 12분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발동 시점 당시 코스피200선물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17.10포인트(p)(5.19%) 하락한 312.05였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단기 전망에 대한 질문에 "예단하기 쉽지 않고, 아직은 (코스피가) 바닥이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한국은 수출이 중요한데 (관세 불안 심화가) 반영이 되면 수출에 대한 전망치도 낮출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국내 증시에 좋은 소식이 아니기 때문에 더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36.09p(-5.25%) 하락한 651.3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 홀로 '팔자'에 나서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1873억 원 순매도했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64억 원, 개인은 1672억 원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모두 하락했다. 클래시스(214150) -8.07%, 휴젤(45020) -7.98%, 알테오젠(96170) -7.58%,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 -7.14%, 파마리서치(214450) -7.0%, 코오롱티슈진(950160) -5.71%, 에코프로비엠(247540) -5.61%, 에코프로(086520) -4.7%, HLB(028300) -3.82%, 삼천당제약(000250) -3.82%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국내 증시뿐 아니라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7.83%, 대만 가권지수(TWI)는 9.70% 하락 마감했다. 이날 오후 3시 40분 기준 홍콩 항셍지수는 -11.96%,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7.74%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변동성 관리에 방점을 두고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면서 "단기간 내 불확실성 해소를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짚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종가 대비 33.7원 오른 1467.8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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