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1년 반가량 금지된 공매도 재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단기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공매도의 '대기자금'으로 볼 수 있는 대차 잔고 증가 종목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해당 지표가 공매도 소나기를 피할 수 있는 나침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차 공매도 금지 후 재개 당시인 2009년 5월 29일 이후 1개월간 코스피는 0.53% 하락했다. 2차 금지 후 재개 한 달(2011년 11월 9일~12월 9일)간은 1.72% 내렸다. 주식 투자 붐이 일었던 3차(2021년 4월 30일~5월 28일) 당시에는 1.3% 상승했다.
공매도는 투자자가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증권사 등에서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하락했을 때 낮은 가격에 다시 매수해 주식을 상환하며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통상 공매도가 재개된 뒤 초반에 공매도가 많았던 종목은 변동성을 확대하는 경향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공매도 재개가 지수 전체의 하락을 유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수급 외에도 실적과 성장, 시장 환경 등 요인이 다양하단 것이다. 다만 단기적 변동성은 불가피한 만큼, 타깃이 될 수 있는 업종과 종목에 대한 주의는 필요하단 분석이다.
특히 대차잔고 증가 종목을 주목해야 한단 분석이 나온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투자자 입장에선 차입 물량의 확보 여부가 관건"이라며 "강화된 프로세스상 공매도 이전 차입계약의 확정 후 공매도가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3월 들어 전반적 대차 물량이 증가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주식 대차잔고는 55조 950억 원으로 전월 말(48조 1570억 원) 대비 14.40% 늘었다. 1월 말~2월 말 사이 잔고가 1.58%밖에 증가하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큰 차이다.
삼성증권이 한국거래소·퀀티와이즈 등을 분석한 결과 상장주식 중 유동주식 대비 최근 대차잔고 증가물량이 많은 종목들은 △2차전지 △조선 △방산 △전력 인프라 등이 다수 포함됐다. 포스코퓨처엠(7.7%), 한미반도체(6.9%), HD현대중공업(5.1%) 등은 대차잔고 증가분이 유동주식 대비 5% 이상을 차지했다.
코스닥 대형주 중에서는 2차전지와 게임, 엔터와 바이오 종목 중심으로 대차잔고 증가가 나타났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상장주식 중 유동주식 대비 최근 대차잔고 증가 물량이 많은 종목은 에코프로비엠(4.1%), 에코프로(1.9%), 하림지주(1.9%), 넥슨게임즈(1.4%) 등이었다.
이외에도 증권가에서는 최근 주가가 급격히 올랐거나 고평가되면서 과열된 종목들이 공매도의 주요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통상적으로 공매도 잔액 상위권에는 신용융자가 많거나 신용융자비율(신용융자금액/유동시가총액)이 높은 종목이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증권가는 공매도 재개 초반엔 소나기를 피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태윤선 KB증권 연구원은 "실적대비 덜 오른 저평가 종목, 공매도 타깃 가능성이 적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 그리고 실적 개선이 기대돼 쇼트커버링 가능성이 높은 종목 등에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며 "방산·우주, 조선, 기계 등은 올해 실적 성장이 기대돼 단기 변동성 후 재상승 기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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