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운용사들이 상장지수펀드(ETF)에 이어 타깃데이트펀드(TDF) 신경전에 나섰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시행으로 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치고 나가는 쪽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설정액이 4조 원을 넘어섰다. 삼성자산운용은 2위로 추격자 신세다. 이어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3위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이다.
올해 성과는 다소 엇갈린다. 미래에셋운용은 연초 이후 설정액이 2600억 원이 늘면서 선두 자리를 공고히 했지만, 삼성운용은 증가액이 400억 원대에 그쳤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DF 시장 규모는 지난 13일 기준 12조 620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1조 6997억 원)보다 9207억 원이나 늘었다.
TDF(Target Date Fund)는 은퇴 등 목표 시기를 타깃으로 자산배분형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연금 상품이다. 가입자가 종목명에 있는 목표 시점을 택해 투자하면 펀드가 알아서 투자 비중과 자산을 조절하고 주기적으로 재조정한다. 은퇴 시점이 아직 많이 남았다면 위험자산에 공격적으로, 임박했다면 안전자산 위주로 보수적 운용한다.
금융당국이 지난 2022년 7월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폴트옵션을 시행하면서 TDF로 돈이 몰리기 시작했다.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퇴직연금 운용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지정해 둔 방법으로 금융회사가 적립금을 굴리는 제도다. 투자자는 주식형 펀드와 ETF, TDF, 채권형펀드, 정기예금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장기투자 관점에서 TDF가 매력적이라고 판단했다. 배재규 한국투자운용 사장은 "애플은 2008년 이후 고점에서 60%까지 빠진 적이 1번, 30%까지 하락한 적이 모두 6번이라 (개인투자자가) 끝까지 보유하기 어렵다"며 "개별종목은 변동성이 커서 장기보유가 어렵기 때문에 만든 상품이 자산 배분 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라고 설명했다.
실제 투자자 관심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운용사 관계자는 "TDF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의 영향"이라고 평가했다.

수요가 높아지면서 운용사들도 TDF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11일 'ACE TDF2030액티브', 'ACE TDF2050액티브', 'ACE 장기자산배분액티브' ETF 3종을 상장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TIGER TDF2045'를 상장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TDF 시장 1위는 미래에셋운용이다. 설정액이 4조 5766억 원에 달한다. 올해에만 2600억 원이 늘었다.
삼성운용은 1조 8623억으로 2위에 올랐다. 다만 연초 이후 설정액은 426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3위는 KB운용으로 설정액 1조 7067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이후 1323억 원이 증가했다. 한투신탁은 1조 5764억 원으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설정액 증가액은 2044억 원으로 KB운용을 앞섰다.
이어 신한자산운용(1조517억 원), 키움투자자산운용(4563억 원), NH 아문디자산운용(3761억 원), 한화자산운용(3492억 원) 순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확대에 운용사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경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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