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타깃데이트펀드(TDF) 상장지수펀드(ETF)가 3년만에 돌아왔다.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두 대형사가 TDF ETF 시장에 뛰어들면서 자산운용업계에서도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모습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27일 개인투자자들은 미래에셋운용의 TIGER TDF 2045를 총 24억 2616만 원어치 사들였다. 상장 첫날 역대 TDF ETF 중 가장 많은 금액인 12억 원어치 사들인 이후, 꾸준히 매수세가 이어졌다.
지난 11일 상장한 한투운용의 ACE TDF2050액티브에도 27일까지 자금 3억 6777만 원이 몰렸다. 상장 이후부터 개인이 연속으로 사들이고 있다.
대형사들이 뛰어든 TDF ETF 상품은 목표 은퇴시점에 맞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조정하는 펀드인 TDF와, 손쉽게 매매가 가능한 ETF의 장점을 섞은 상품이다.
TDF의 경우 생애주기에 따라 초기에는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높게 유지하다, 은퇴 시점이 다가오면 안전자산인 채권, 금 투자 등을 높이는 식으로 조정한다.
기존 TDF는 펀드라 환매 기간이 긴데, 이를 ETF로 내놓을 경우 2영업일만에 환금이 가능해 더 빠르고 간편하게 투자할 수 있다. ETF는 투자종목이 공개되면서 투명성도 높고, 기존 TDF에 비해 보수도 낮은 편이다. 기존 공모펀드의 보수는 0.93%, TDF ETF 보수는 0.75% 수준이다. TIGER TDF2024 ETF 총 보수는 0.19%에 불과하다.
TIGER TDF2024는 주식에서 S&P500 투자에 집중하는 패시브 ETF로, 실물 운용으로 이중보수를 피한 것이 특징이다. ACE TDF ETF 시리즈는 미국 성장주, 국내채권, 금 등에 분산투자를 통한 효과적인 자산배분이 강점이다.

이미 업계에서는 지난 2022년 △KODEX △RISE △KIWOOM △PLUS 등이 TDF ETF를 상장했다. 당시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시행되면 TDF가 대상에 포함될 거라는 전망에 상품화가 됐으나,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미국 증시를 비롯해 전세계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자, 더 안정적인 수익률을 얻기 위한 대안으로 TDF가 다시 뜨고 있다. 최근 한투운용·미래에셋운용·하나운용 등 운용사들이 TDF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강성수 한투운용 솔루션담당 상무는 "시장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에 기존의 테마나 섹터, 특정 국가 투자자들이 큰 변동성에 노출됐다"며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적으면서 성과는 괜찮은 상품이 TDF라 ETF 형태로 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적격TDF 상품은 개인형 퇴직연금(IRP)나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계좌의 '안전자산 30%' 투자 대상에 포함돼 법적으로 주식에 100%까지 투자할 수 있다. 퇴직연금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 위한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다.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 은퇴 시점까지 자산을 운용하는 TDF의 특징은 장기 투자가 전제되어 있는 퇴직연금에 알맞다"며 "퇴직연금의 경우 위험 자산을 70% 이내로 보유해야 하는데 2018년부터 적격 TDF에 한해 100% 투자가 가능해졌다. 현재 국내 상장된 5종 ETF의 대부분이 적격 TDF로 퇴직연금에서 100% 비중으로 투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 2년 동안 ETF 상품이 쏟아졌다"며 "해외주식에 더 투자할 수 있는 TDF 형태의 ETF도 출시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ETF의 경우 적극적인 투자자들이 찾는 반면, TDF는 안정적인 성향의 투자자들이 찾는다는 점에서 성격이 상충된다는 지적도 있다.
강 상무는 "ETF 상품 중에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수단을 제시하고 싶었다"며 "TDF ETF 상품을 통해서 투자자들의 자산배분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가고 투자 문화도 변화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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