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지난주 국내 증시는 '딥시크 쇼크'가 지배했다. '고비용 칩=성능 보장'이라는 규모의 법칙이 깨지면서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급락했다.
이번 주도 딥시크 여파가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경제지표 발표 등이 증시 불확실성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달 31일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9.43p(-0.77%) 하락한 2517.37로 거래를 마쳤다.
설 연휴 기간 휴장했던 국내 증시는 하루 종일 딥시크 충격에 흔들렸다. 앞서 중국 인공지능(AI) 업체인 딥시크는 대형언어모델(LLM) 'R1'을 공개했다. R1은 개발비용이 미국 오픈AI 챗GPT의 18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성능은 버금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고비용 AI 칩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달 24일(현지 시각) 142.62달러에서 31일 120.07달러로 15.81%나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5522억4950만 달러(약 805조3454억 원) 증발했다.
그동안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사실상 독점 공급한 SK하이닉스(000660)도 지난달 31일 하루에만 9.86% 하락했다. 삼성전자(005930) 역시 반도체 수요 감소 우려에 2.42% 내렸다.
이번 주 국내 증시도 딥시크 충격이 이어질 전망이다. 반도체주는 불확실성에 시달리지만, AI 소프트 업체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저비용으로 LLM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31일 네이버(035420)(6.13%)와 카카오(035720)(7.27%) 등의 주가가 오른 바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기적인 관점에서 딥시크와 같이 오픈소스 AI 모델을 활용해 추론과 학습 비용이 낮아지게 되면, AI 도입속도가 한층 가속화될 수 있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AI 산업의 확장성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딥시크는 AI 산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하드웨어 독주 체제에서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으로 옮겨갈 수 있는 새로운 전환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도 변수로 꼽힌다. 트럼프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관세 부과가 되면 시장이 위축되고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또 오는 4일 발표되는 미국 1월 ISM 제조업지수와 6일 ISM 서비스업지수, 7일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도 시장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고용지표와 관련해 "초과 구인 수요 90만개 수준임을 감안할 때 고용지표가 양호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트럼프의 발언이나 경제지표에 따른 금리 변동성 장세는 이어지겠지만 4.5% 위에서 미 국채장기금리 상승 압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삼성증권은 2월 증시 전망과 관련해 "코스피의 적정 지수 밴드로 2400에서 2700pt를 예상한다"며 "외국인들의 IT 업종에 대한 급격한 순매도세는 어느 정도 완화됐으며 반면 연기금은 연초 이후 매일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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