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바꾼다고 고객 늘어날까"…너도나도 'ETF 간판' 교체

KB 'KB스타→라이즈'·한화 '아리랑→플러스'·우리 '우리→원' 변경
이미지 변신 통해 점유율 확대 전략…차별화 상품 필요 지적도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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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상장지수펀드(ETF) 간판을 바꾸고 있다. ETF 시장이 160조 원을 넘어서면서 조금이라도 더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다만 브랜드명 교체 효과에 대해선 평이 엇갈린다. 고객에게 새로운 이미지로 홍보할 수 있지만, 브랜드에 대한 철학과 차별화한 상품 없이 점유율 확대도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15년 만에 ETF 브랜드명을 '아리랑(ARIRANG)'에서 '플러스(PLUS)'로 바꾸기로 했다. 지난 23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PLUS ETF 브랜드 출범식'을 열고 브랜드 이미지(BI)와 향후 운용 비전, 신상품을 공개했다.

KB자산운용도 지난 17일 상장한 ETF 브랜드를 'KB스타(KBSTAR)'에서 '라이즈(RISE)'로 일괄 변경했다. 지난 2008년 'KSTAR'라는 브랜드로 ETF 사업에 진출해 2016년 'KBSTAR'로 브랜드명을 변경한 지 약 8년 만이다.

우리자산운용 역시 ETF 브랜드를 기존 '우리(WOORI)'에서 우리금융그룹의 대표 브랜드명인 '원(WON)'으로 변경한다. 올 하반기 중 바뀐 브랜드명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아직 ETF 브랜드를 교체하진 않았지만, '히어로즈(HEROS)'로 변경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하나자산운용은 지난 4월 10년 넘게 이용했던 'K탑(KTOP)' 브랜드를 버리고 하나그룹 통합 브랜드인 '원큐(1Q)'로 변경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지난 2022년 10월 배재규 사장 취임 후 ETF 브랜드 이름을 '킨덱스(KINDEX)'에서 '에이스(ACE)'로 교체했다.

신한자산운용은 2014년부터 사용한 ETF 브랜드명을 '스마트(SMART)'에서 2021년 9월 '쏠(SOL)'로 새롭게 바꾸고 ETF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만약 키움자산운용까지 ETF 브랜드명을 교체하면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 '코덱스(Kodex)'와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 '타이거(TIGER)', NH아문디자산운용 '하나로(HANARO)'만 브랜드를 교체하지 않고 유지하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운용사들의 잇따른 ETF 브랜드명 교체가 하나의 승부수라고 봤다. ETF 시장이 158조 원 규모로 급성장한 상황에서 브랜드명 교체로 이미지를 변신하고,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신규 브랜드 출시를 기점으로 ETF 홍보와 마케팅을 강화하고, 이벤트 등을 통해 고객 유입을 노리는 전략이다.

실제 지난 2022년 브랜드를 교체한 한국투자신탁운용 ACE ETF는 당시 점유율이 3%대에서 지난 23일 6.84%로 3%포인트(p) 가까이 상승했다. 3위인 KB자산운용과 격차를 0.81%p까지 좁혔다. 신한자산운용도 SOL로 이름을 바꾼 뒤 점유율이 2%p 넘게 높아졌다.

다만 브랜드를 바꾼다고 단기간에 점유율을 끌어올리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또 철학 없이 브랜드를 교체하는 것도 문제라고 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교체가 점유율 상승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철학이 담겨야 한다"며 "삼성운용의 코덱스가 코리아 인덱스의 줄임말인 것처럼 지수 상품에 강점이 있고, 미래에셋운용의 타이거는 테마형 상품에 강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ETF 브랜드명 교체뿐 아니라 차별화한 상품을 내놔야 한다"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상품 개발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한투운용은 ETF 브랜드를 ACE로 변경한 이후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 ETF', 'ACE 미국빅테크TOP7 Plus ETF', 'ACE 미국주식 15%프리미엄분배 ETF 시리즈', 'ACE 빅테크 밸류체인액티브 ETF 시리즈' 등 차별화된 상품 공급에 주력해 효과를 냈다.

브랜드명을 변경한 KB운용과 한화운용 등도 신규 상품 등을 통해 고객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좋은 상품을 만들면 브랜드와 상관없이 고객이 늘어난다"며 "다른 운용사들에서 선보이지 못했던, 고객의 수익을 만들어주는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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