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재현 김도엽 기자 =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25일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가능성에 대해 "향후 내부통제 절차와 조직문화를 어떻게 바꾸느냐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수석부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형식적인 준수에 그치고 미흡한 부분이 많은데, 그동안 추가로 외형 확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의문점을 가지고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다만 이 부분은 과거의 시점이고 향후 어떻게 개선하고 실제 작동할지를 고려해 판단할 사안"이라며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 등 필요 자료를 토대로 금융위가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8일 우리금융에 대한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 조정해 통보했다. 그룹 전체의 내부통제, 리스크관리 측면에서 미흡 사항이 확인됐다는 게 이유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의 '동양·ABL 생명' 인수와 관련해 금융위원회로부터 심사 의뢰를 받아 자료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달 중 금융위에 '심사의견'을 전달할 방침이다.
이 수석부원장은 최근 메리츠화재가 MG손해보험 인수를 포기하며 MG손보와 계약자 사이 혼란이 커지는 것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계속될수록 시장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조치 계획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MG손보는 현재 인수자를 찾기 어렵고 다른 (정상화) 옵션도 많지 않아 크게 진전된 사안이 없다"면서도 "보험시장의 건전한 경쟁 질서를 유지하는 측면과 계약자 이익을 보호하는 측면의 균형을 찾는 방안을 최대한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어 MG손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반납하기로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MG손보 노조 현장 실사 거부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업계에서는 청산 가능성도 거론된다. 해당 절차를 밟으면 124만여 명의 계약자는 해약환급금 등에서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MG손해보험 청산 때 예상되는 피해 규모는 17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MG손보 임직원 600여 명도 일자리를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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