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미국이 중국에 104%에 달하는 '관세 폭탄'을 부과하자 한국에 상장된 가상자산 83%가 줄줄이 하락했다. 유동성이 적은 가상자산의 경우 최대 18%까지 폭락하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모습이다.
9일 오후 2시 25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원화마켓에 상장된 가상자산 368개 중 306개는 전일 대비 모두 하락했다. 상장된 가상자산의 무려 83%가 하락장을 맞이한 셈이다. 가격이 상승한 가상자산은 57개에 불과했다.
특히 유동성이 적은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들의 낙폭이 컸다.
가장 많이 하락한 가상자산은 코박토큰(CBK)으로 전일 대비 18.7% 급락한 796원에 거래됐다. 코르텍스(CTXC)와 크라토스(CRTS)도 각각 17.6%, 16.7% 폭락했다. 이들을 포함한 가상자산 8종이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유동성이 적으면 가격 변동에 취약해 급등락 폭이 커진다.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은 전일 대비 각각 1.86%, 4.23% 떨어졌다. 엑스알피(XRP)와 솔라나(SOL)도 같은 기간 각각 4.26%, 1.36% 내렸다.
이날 가상자산 시장은 미국이 중국의 보복 관세에 대응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하락장의 '직격탄'을 맞았다. 미중 무역 갈등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져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미국은 9일(현지시간)부터 중국에 104% 관세를 부과한다. 지난 7일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34%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중국에 34%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여기에 중국이 34%의 관세 보복 조치를 발표하자 미국이 재보복에 나선 것이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관세 보복은 중국의 실수"라며 "미국은 더 강하게 대응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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