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미현 기자 = 버추얼 아이돌들이 음악 산업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활동을 넓히고 있다. 단순 트렌드에 그치지 않고 시장의 판도를 바꿀 주요한 플레이어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022년 3월 데뷔한 그룹 플레이브(PLAVE)는 대한민국 최초 버추얼 보이그룹으로 3D 그래픽 기술인 언리얼 엔진을 통해 탄생했다. 세밀한 외모와 움직임, 감정 표현까지 가능한 언리얼 엔진은 고품질 그래픽으로 유명한 게임 개발 툴로 플레이브의 뮤직비디오, 무대 퍼포먼스, 콘서트 연출 등에서 활용됐다. 지난해 11월 롯데웰푸드의 과자 빼빼로와 협업한 '플레이브 롯데 빼빼로'를 출시해 완판했으며 지난해 12월에도 물량을 눌린 협업상품이 2차로 판매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중이다.

SM엔터테인먼트(041510)는 지난해 9월 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Naevis)를 선보였다. 나이비스는 에스파의 세계관 속 멤버들의 조력자로 등장한 인물로 에스파 멤버들이 디지털 월드(광야) 와 현실인 리얼 월드(현실 세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버추얼 아티스트다. AI 보이스 기술로 구현된 자연스러운 목소리와 플랫폼에 맞춰 유연하게 변화하는 플랙서블 캐릭터로 화제가 되고 있다고. 나이비스는 서울디자인 2024에서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한편, 칠성사이다의 캠페인 모델로 활동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최초의 K팝 11인조 AI 아이돌 그룹 이터니티도 다양한 활동 중이다. 테크테인먼트 기업인 ㈜펄스나인은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솔루션 '딥리얼 라이브'(DEEP REAL LIVE)를 기반으로 지난 2021년 이터니티를 발표했다. 이들은 음반 발매를 비롯해 공연, 방송, 광고모델, 소통방송 등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터니티는 영국 빅토리아 앤 알버트 뮤지엄의 '한류!더 코리안 웨이브'(Hallyu! The Korean Wave)에서 전시되고 BBC 100 Women 다큐멘터리에서 한류를 이끌 차세대 스타, TC Candler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 100인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스위스 ITU AI for Good, 싱가포르 ATX summit, 세계여성벤처포럼, 지아티언스 등 각종 국제 행사에 초청 공연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이달 말, 한라디지털아트뮤지엄에 이터니티 공연 전시관을 선보일 예정이며, 부산단편국제영화제 홍보대사 활동도 예정돼있다.
버추얼 걸그룹 이세계아이돌은 오디션부터 활동까지 모두 가상의 세계에서 진행된 메타버스 프로젝트다. 이세계아이돌은 3D 모델링, 모션 캡쳐, 실시간 스트리밍 등을 통해 구현되며 싱글 앨범 '리와인드'(RE:WIND)로 데뷔했다. 1020세대의 큰 관심을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찜닭가게인 두찜과 함께 컬래버레이션 세트를 발매해 절찬리 판매 중이다. 오는 23일 SOOP 바둑 공식 채널에서 바둑기사 이세돌과 이세계아이돌 멤버 6인이 바둑 대결을 벌일 예정으로, 누가 진정한 이세돌인지 가려질 것으로 예상돼 많은 팬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처럼 가상 아이돌들은 끊임없이 진화하며 음악 산업을 선도하는 것은 물론, 엔터테인먼트, 유통, 광고 등 여러 방면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가상 IP와 관련된 서비스들이 계속 출시될 예정이며, 가상 아이돌과 팬들 간의 소통 및 교류를 위한 새로운 플랫폼 또한 다양한 형태로 구축될 전망이다.
펄스나인의 박지은 대표는 "초기의 가상 아이돌은 3D모델이나 만화 캐릭터를 활용한 노동집약적 이미지 제작 사업이었지만, 최근에는 딥리얼 라이브 등 생성형 AI 기술을 통해 고가의 촬영과 제작 프로세스를 대체, 창작의 범위를 넓히면서도 비용 효율적인 대량 콘텐츠 프로덕션 환경을 갖추는 것이 가능해졌다"라며 "특히 챗GPT와 연동, 다양한 지식과 세계관을 학습한 이터니티는 축적된 지식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다국적의 팬들과 실시간으로 언어장벽 없이 소통할 수 있는 개인 맞춤형 아이돌로 발돋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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