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마블리와 마블이 같은 날 흥행 대결을 시작한다.
'황금연휴'가 끼어있는 5월을 앞두고, 극장가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동시에 펼쳐지고 있다. 2022년 이래 지난 3년간 4월 말과 5월에는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가 매해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분위기를 고무시켰다. 그러나 '범죄도시' 시리즈는 4편 이후 8편까지 계획된 나머지 영화들의 기획·개발 기간을 갖게 되면서 올해는 모습을 감췄고, 그 자리를 '범죄도시'의 주인공 마동석 주연 또 다른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가 채우게 됐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악을 숭배하는 집단에 의해 혼란에 빠진 도시, 특별한 능력을 갖춘 어둠의 해결사 거룩한 밤 팀 바우(마동석 분), 샤론(서현 분), 김군(이다윗 분)이 악의 무리를 처단하는 오컬트 액션이다. 이 영화는 마동석의 제작사인 빅펀치픽쳐스가 제작에 참여한 작품으로 '액션 히어로' 마동석이 활약하는 영화라는 점에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라는 이름을 패러디한 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에는 '범죄도시' 시리즈, '악인전' 등에서 무술을 맡았던 허명행 무술 감독이 참여하며 마동석의 흥행작들과의 연결성을 갖췄다.
마동석은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에서 퇴마 사무소 거룩한 밤을 이끄는 '어둠의 해결사' 바우를 연기할 예정이다. 바우는 성격적으로 마동석이 기존 액션 영화들에서 보여줬던 무적의 캐릭터들과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 가지 차별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악당뿐 아니라 '악마'까지, 때려잡는다는 설정값이 있다는 점일 것이다. '부산행'에서는 좀비를, '범죄도시' 시리즈에서는 범죄자들을 잡았던 마동석은 이번 영화에서는 악령들과 싸우며 오컬트 장르물에 도전한다.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와 같은 날인 30일, 한 편의 굵직한 마블 영화도 개봉한다. 영화 '썬더볼츠*'다. '썬더볼츠*'는 어벤져스가 사라진 후, 세계 최대의 위협과 마주한 세상을 구하기 위해 전직 스파이, 암살자, 살인 청부 업자 등 마블의 별난 놈들이 펼치는 예측불허 팀플레이를 담은 액션 블록버스터다. '썬더볼츠*'는 멀티버스라는 소재를 주요하게 다루고 있는 MCU 페이즈5에 포함되는 작품으로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개봉하는 마블 영화다.
사실 MCU 영화는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 최고의 인기 캐릭터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을 중심으로 구축한 어벤져스 주요 캐릭터들이 빠지며 이전의 영광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썬더볼츠*'에 앞서 지난 2월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의 국내 최종 스코어는 누적 165만 4142명인데, 이는 못 해도 300만 명에서 500만 명까지 흥행하는 데 문제가 없었던 전성기 MCU 영화와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그런데도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와 달리 '썬더볼츠*'는 많은 기대를 받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전성기 시절 캐릭터들과의 연결성으로 눈길을 끈다. 팀을 모은 슈퍼 솔저 버키(세바스찬 스탠 분)을 비롯해 '블랙 위도우'에 나왔던 최정예 암살자 옐레나(플로렌스 퓨 분)와 인간 병기 태스크마스터(올카 쿠릴렌코 분) 등의 캐릭터는 반가움을 안길 예정이다. 또한 이번 영화의 각본은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무려 8관광을 받은 넷플릭스 '성난 사람들'의 이성진 감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완성도에 대한 기대가 높다.
5월은 마블리의 영화뿐 아니라 오랫동안 마블 영화의 주요 텃밭이기도 했다. 2023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는 누적 420만 명을 동원했고, 2022년에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누적 588만 명을 동원하기도 했다.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 전, 5월에 강세를 보였던 마블리와 마블, 두 MCU의 흥행 대결이 어떤 구도로 끝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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