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편집감독 해리 윤 "'썬더볼츠*'에 봉준호·박찬욱 오마주 있어"

[일문일답]

'썬더볼츠*' 스틸 컷
'썬더볼츠*' 스틸 컷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미나리' '성난사람들'에 이어 '썬더볼츠*'에 합류하며 마블 팀업 무비의 새로운 리듬을 완성해 낸 해리 윤 편집 감독의 서면 인터뷰를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가 16일 공개했다.

'썬더볼츠*'는 어벤져스가 사라진 후, 세계 최대의 위협과 마주한 세상을 구하기 위해 전직 스파이, 암살자, 살인 청부 업자 등 마블의 별난 놈들이 펼치는 예측불허 팀플레이를 담은 액션 블록버스터다. 오는 30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이하 해리 윤 감독의 일문일답.

-한국계 창작자로서,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이후로 두 번째 마블 작품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게 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린다.

▶ '썬더볼츠*'에 참여하게 되어 정말 자랑스럽다. 유머와 감동이 합쳐진 이 영화를 한국 관객들이 재미있게 봐주었으면 좋겠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아시아 배우들이 주연을 맡고 아시아 중심의 이야기가 담겼다는 점에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안에서도 특별한 작품이었다. '썬더볼츠*' 역시 관객들에게 놀라움을 줄 수 있는 주제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로 그에 못지않은 특별함을 느끼게 해줄 것이라 믿는다.

- '썬더볼츠*'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은 내가 편집을 맡았던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을 함께한 인연으로 나에게 '썬더볼츠*'를 제안했다. 내가 마블 영화 편집에 익숙하다는 점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 듯하다. 이 영화는 그의 첫 마블 영화이기 때문이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때의 기억이 워낙 좋게 남아 있어서 나 역시 또다시 마블 작품에 참여하게 되어 대단히 반가웠다. 마블은 창작자들에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의 자원과 인력을 제공하니까.

본문 이미지 - '썬더볼츠*' 스틸 컷
'썬더볼츠*' 스틸 컷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과는 '성난 사람들'에 이어 두 번째 협업인데 이번에 함께 한 작업 과정은 어떠했나.

▶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은 내가 지금까지 일해 본 감독 중에서 가장 재능 있고 성실한 사람이다. 그는 마치 헤밍웨이가 글을 쓰듯 절제되고 정밀한 언어로 연출하는 감독이다. 그는 '썬더볼츠*'에도 똑같은 철저함과 세심한 준비 과정으로 임했다. 그 자신이 뛰어난 편집자이기도 해서, 신들이 어떻게 이어져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 그래서 그와 일하면서 그의 비전을 따라가기 위해 나 역시 편집자로서 실력을 계속 갈고닦을 필요가 있었다.

이 영화 작업에서 특별했던 경험은 제작 기간 내내 대부분의 시간을 촬영 현장에서 보냈다는 것이다.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은 봉준호 감독과 편집자 양진모의 협업 방식에서 영감을 받아, 나와 공동 편집자 안젤라 카탄자로에게도 현장에 함께 있으면서 촬영과 동시에 실시간으로 편집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무실에서 편하게 편집하는 데 익숙했던 나로서는 꽤 힘든 도전이었다. 하지만 안젤라와 나는 촬영 현장의 고된 환경에 점차 적응할 수 있었고,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이 영화를 촬영하는 동안 우리가 큰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참고로,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은 한국 감독들을 무척 존경하고 좋아한다. 이 영화에서도 봉준호 감독과 박찬욱 감독에 대한 작고 섬세한 오마주와 레퍼런스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작업은 해리 윤 말고도 프로덕션 디자인의 그레이스 윤 감까지 한국계 제작진의 참여가 눈길을 끈다. 한국 관객들이 반응할 만한 요소 혹은 가장 공감할 만한 캐릭터가 있을지 궁금하다.

▶ 내가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보면서 느낀 점은 한국 관객들은 약자의 이야기, 특히 인생에서 커다란 상실이나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이 영화의 주요 캐릭터들은, 옐레나부터 레드 가디언, 고스트, 태스크마스터, 존 워커, 그리고 밥에 이르기까지, 모두 사회적으로 소외된 존재들이고 큰 고통과 상처가 있지만 저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 애쓴다. 이런 캐릭터들이 한 팀이 되는 과정을 통해 펼쳐지는 고군분투와 승리에 한국 관객들이 깊이 공감하고 응원하게 되리라고 생각한다.

'성난 사람들'에 이어 '썬더볼츠*'에서도 그레이스 윤과 함께 일할 수 있어 정말 좋았다. 그녀는 재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내가 만나본 디자이너 중에서 가장 손꼽을 정도로 성실하다. 애틀랜타에서 촬영할 때는 맛있는 한국 음식을 잔뜩 먹을 수 있어서 힘든 촬영 스케줄을 견디는 데 큰 힘이 되었다!

-한국계 창작진으로서 느끼는 자부심 혹은 책임감이 있는지 궁금하다.

▶물론이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일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만큼 배우든, 제작진이든 아시아인을 거의 볼 수가 없었으니까.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일하고 싶은 한국인과 한국계 미국인들이 엔딩 크레딧에서 내 이름을 보고 꿈에 도전할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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