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우연에 기댄 이수혁·하윤경의 동행 [시네마 프리뷰]

9일 개봉 '파란' 리뷰

본문 이미지 - '파란' 스틸컷
'파란' 스틸컷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살인자인 아버지의 폐를 이식받고 죽기보다 더한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사격 선수, 범죄행각을 벌이며 상처를 숨긴 채 뺑소니 피해자의 딸로 살아가는 학생,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나 서로의 인생에 잔잔한 '파란'을 일으킨다.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9일 개봉한 '파란'은 뒤바뀐 가해자의 아들과 피해자의 딸, 가족의 죄로 죽지 못해 살던 두 사람이 진심으로 살고 싶어진 뜻밖의 동행을 그린 감성 미스터리 영화다. 단편영화 '굿타임'을 선보인 강동인 감독의 첫 장편이다.

영화는 국가대표 사격선수 윤태화(이수혁 분)가 폐섬유증으로 경기 도중 쓰러지고, 아버지에게 폐 이식 수술을 받고 겨우 살아난다. 하지만 아버지는 수술 직전 뺑소니 사고를 내고 시체를 유기하고, 수술 도중 사망한다. 그런 아버지에게 폐를 이식받아 살아났다는 것에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윤태화는 종종 환각에 시달리며 고통스러워하고, 이를 떨쳐내기 위해 사고 피해자의 딸이자 학생인 권미지(하윤경 분)를 계속해서 찾아 나선다. 그 사이 권미지는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쉼터에서 만난 친구와 금은방에서 물건을 훔치며 겨우 살아간다. 그러다 윤태화는 우연히, 금은방에서 권미지를 마주치고 마침 자기가 팔려고 내놓은 결혼예물을 훔치는 것을 목격한다. 윤태화는 권미지를 쫓아가 훔친 것을 눈감아주며 마음의 짐을 덜고자 한다. 하지만 권미지가 예상치 못한 뺑소니 사건의 진실을 고백하고, 대신 자기 엄마를 찾으러 같이 가자고 제안한다.

본문 이미지 - '파란' 스틸컷
'파란'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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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스틸컷

'파란'은 운명적인 사건으로 인생이 바뀐 윤태화와 권미지의 우연한 만남을 시작으로 함께 역경을 딛고 나가는 모습을 그려낸다. 깊은 상처가 있는 인물인 만큼, 서로 얽히고설킨 진실을 마주하고 이를 치유하는 모습이다. 다만 이야기 전개 과정이 상당히 느리고, 사건을 해소해 나가는 과정이 지나치게 우연에 기댄 채 이어져 몰입도를 떨어트리는 점이 아쉽다.

신비로운 이미지를 주로 연기해 온 이수혁이 죄책감에 시달리는 현실적인 인물을 자연스럽게 표현해 눈길을 끈다. 앞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봄날의 햇살'이라는 애칭을 얻었던 하윤경이 엇나간 20세의 불완전한 모습으로 분한 점이 특히 돋보인다. 밝은 갈색으로 탈색한 헤어 스타일에 거침없이 막말을 잘 소화해 냈다.

강 감독은 영화의 제목에 의미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파란'은 두 인물의 인생을 요동치게 만든 커다란 사건을 뜻하는 파란(波瀾)의 의미와 그 역경을 딛고 운명을 개척한다는 파란(破卵)의 의미로 새로운 시작이라는 희망을 담아냈다. 러닝타임 105분.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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