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봉준호 감독이 신작 '미키 17'에서 마크 러팔로가 연기한 정치인 캐릭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물음에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12일(현지 시각) 버라이어티 등 미국 매체에 따르면 봉준호 감독은 최근 영국 영화 협회(British Film Institute)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속 마크 러팔로가 연기한 악역 예로니모 마샬 캐릭터가 옅은 오렌지빛이 감도는 피부를 가지고 있으며 과거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에 대해 비난했던 누군가를 닮았다는 질문을 받았다.
진행자가 에둘러 언급한 인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주요 5개 부문에서 상을 휩쓸자 "빌어먹을 영화"라면서 한국과의 무역에서 미국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봉준호 감독은 "우리는 2022년 영국에서 영화를 촬영했고, 2024년에 특정 상황(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벌어졌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영화와 비슷한 상황이다"라면서 "마크 러팔로도 실제로 영화와 같은 일이 벌어지자 상당히 놀랐고, '우리가 미래를 예언하기라도 했느냐'고 물었다"고 밝혔다.

이어 봉 감독은 혹시 영화에 속 트럼프 대통령를 연상시키는 캐릭터가 나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발언에 대한 응답인지 묻는 말에 "내가 그 정도로 속이 좁지는 않다"(Not That petty)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봉준호 감독은 13일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서 열리는 제75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참석 예정이다. 이번 영화제의 스페셜 갈라 섹션에 초청받은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렸다. 오는 28일 국내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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