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중식 셰프 정지선이 성공하기 전 선배들에게 당했던 폭행과 설움을 고백했다.
23일 방송된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는 '여성 오너 셰프 모임'을 통해 인연을 맺은 셰프가 운영하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을 찾았다.
정지선은 모임에서 만난 또래 셰프들을 보며 부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으며 "난 내가 좋아서 요리를 시작했는데 아무도 알려주지 않으니까 유학을 가게 됐고 갔는데도 다 맨땅에 헤딩이었다. 산이고 벽이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유학을 다녀왔는데 취업이 안 됐다. 중식은 거의 남자 셰프들이 대부분이고 어르신들이 굉장히 많았다. 무시하는 사람들 때문에 취업이 안 돼서 오기를 부렸던 거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요리를 처음 시작했을 때 항상 1~2시간 일찍 출근했다. 이런 시대가 맞나 싶기도 한데 젊은 동갑내기보다는 어르신 선배가 많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주방에서 그런 게 많았다. 국자로 때리는 거. 국자로 머리를 툭툭 치고 어깨 치고 그랬는데도 가만히 있어야 했다. 괜찮다고 했다. 막내가 아프다는 표현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다"라고 회상했다.
정지선은 "선배가 때리면 내가 잘못했으니까 맞는구나 싶었다. 중식도는 칼이 넓지 않나. 그걸로 얼마나 많이 맞았는지 모른다. 엄청 위험하지 않나. 칼날만 피해서 툭툭 친다. 칼로 치거나 국자로 때리는 분이 너무 많았다. 맞고서 일했다"라고 말했다.
그 셰프들이 아직도 현역에 있다고 밝힌 그는 "그 사람들은 기억 안 나겠지. 주방에서 있었던 일들은 위험하니까 하면서 때리고 심심하면 때리고 그랬으니까"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어 "(어느 날은) 기계에 손이 들어가서 30바늘을 꿰맸다. 기계에 손이 들어갔는데 바로 빼내려고 하다가 (검지가 두 쪽으로) 갈라졌다. 주방에 피해를 준다는 인식이 더 컸다. 감싸서 응급실 가서 꿰매는 동안에도 몰랐다가 집에 와서 아프다는 걸 그때 알았다"라고 했다.
그는 "두 달 쉬라고 했는데 잘릴까 봐. 주방장님 찾아가서 일하겠다고 떼썼던 게 기억난다. 나이가 있는 상태에서 호텔에 들어간 상태여서 잘릴까 봐 진짜 무서웠다"라고 회상했다.
또 "식당 1호점 오픈했을 때 소문을 안 냈다. 선배들이 '얘가 오픈했어? 얼마나 잘 되나 보자' 이러더라. 나는 생계고 남편이랑 둘이서 소소하게 살자고 오픈한 건데 오너 셰프가 여자라서 무시하는 게 너무 싫었다"라며 울먹였다.
이어 "수군대는 걸 몰래 들었냐"는 물음에 "대놓고 얘기하신 분들이 많았다. 단체로 와서 테스트도 하러 오시고. 단체로 와서 먹어보고 뒤에서 뒷담화하고 그런 일들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이에 전현무는 "정지선 셰프의 활약을 보며 굉장히 부끄러워하고 있을 거다"라며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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