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美대사관, '방한' 자국민에 "한국 의료진 부족…후송보험" 경고

"주요 대학병원, 수술연기·진료취소 사례…응급진료 어려움도"
한국 여행객에 "응급상황 후송 포함한 여행자보험 가입" 권고

주한미국대사관 홈페이지 갈무리.
주한미국대사관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스1) 구교운 김승준 기자 = 의정 갈등으로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난 지 1년이 넘은 가운데 주한미국대사관이 자국민들에게 "(한국은) 의료진이 부족해 의료 접근성에 영향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주한미국대사관은 홈페이지에 이런 내용이 담긴 공지글을 게시했다.

대사관은 "현재 대한민국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의료진 부족 사태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지난 1년 동안 이에 따라 주요 대학병원들이 수술을 연기하거나 진료를 취소하는 사례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응급진료 접근에 어려움을 겪은 사례를 보고받았다"며 "대형 병원들은 부상 또는 질병의 중증도에 따라 치료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생명이 위급하지 않거나 긴급성이 낮은 경우 응급 치료가 지연되거나 거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사관은 또 "개인병원 및 클리닉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고 있지만 이들 또한 전문 진료 예약 지연, 정기검진 및 시술 연기 등 영향을 받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대한민국 보건복지부는 전국 병원, 클리닉, 약국 등 응급 서비스 현황을 검색할 수 있는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하고 있다"며 "다만 해당 웹사이트는 한국어로만 제공되며 구글번역기 등 온라인 번역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대사관은 권장 조치사항을 통해 한국을 방문하는 여행객을 대상으로 "응급 상황 시 후송을 포함한 여행자 보험 가입을 고려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자국민들에겐 "현지 언론 보도 및 정부 지침을 수시로 확인하라"며 "지방 당국의 안내를 따르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사관의 경고는 한국 의료계가 겪고 있는 대규모 전공의 이탈 사태에 따른 여파다. 정부가 지난해 2월 의대 정원을 2000명 확대하겠다고 밝히자, 전국 주요 대학병원 전공의들은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떠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전국 47개 상급종합병원 전체 의사 수는 전년 동기(2만 3346명) 대비 34.8% 감소한 1만 523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공의 사직 사태에 따른 것으로, 이 기간 인턴 수는 2131명에서 31명으로 98.6% 줄었고, 레지던트는 6875명에서 578명으로 91.6% 감소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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