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규빈 조유리 기자 = 의대생 대부분이 복귀를 신청했지만 수업 거부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의료계는 24, 25학번이 동시에 복학하면서, 이들이 함께 수업을 들어야 하는 '더블링'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31일 교육부에 따르면 빅5 병원을 부속, 협력으로 둔 의대(서울대, 연세대, 가톨릭대, 성균관대, 울산대)는 전원 등록을 마쳤거나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8일 복학원 제출 마감이었던 중앙대 의대 학생들도 이날 전원 복귀했다. '강경파'로 분류됐던 충북대 의대생들도 모두 복학 신청을 마쳤다.
그러나 등록을 마친 의대생들이 투쟁을 이어갈지 혹은 수업에 성실하게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등록을 마친 일부 의대생 사이에서는 수업 거부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군 휴학 등을 제외한 학생 전원이 복학 신청을 마친 충남대 의대는 수업 거부에 동참하자는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신입생인 25학번 중 90% 이상은 수업 거부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등록만 하고 수업을 듣지 않으면 복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40개 의대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도 정상적인 수업 이수가 가능한 상태를 복귀로 정의하고 있다.
24학번, 25학번이 같이 수업을 듣는 '더블링' 사태가 벌어질 경우 의대 교육이 정상적으로 진행될지도 미지수다. 우선 이날부터 수업을 시작한 서울대, 연세대 등 주요 의대는 당분간 온라인 수업을 병행할 계획이다. 서울대는 1~2주간 온라인 수업을, 고려대, 한림대, 경북대 등도 당분간 온라인 수업을 진행한다.
정재훈 고려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24학번, 25학번이 한꺼번에 수업을 듣게되면서) 학교마다 다르지만, 일부는 현장에서 강의하지만, 일부는 현장 강의를 녹화해서 의대생들에게 보여주는 식으로 진행한다"며 "비대면으로 수업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의대교육 정상화를 단기간에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의대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비대면 수업이 아니라면 공간적으로 수업이 어려운 의대가 있을 수 있다"며 "교과진행, 시험, 성적처리 등 모든 과정으로 인한 업무 부담 증가를 의대 교수들이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김대중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는 "전공의와 의대생 모두 1년 동안 투쟁하면서, 개인적으로 여러 희생을 감내했다.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은 증원없이 가기로 한 점은 이들의 투쟁으로 얻어낸 성과"라며 "의대생들이 지금 복귀하지 않게 되면 제적을 당할 수 있는데, 이 위기를 감수하고 투쟁을 이어갔을 때 어떤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육부는 이달까지 의대생이 전원 복귀하는 경우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되돌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자정을 기준으로 의대별 학생들의 복귀 현황을 집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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